논란 큰 이슈·타인의 이야기·중학생 시절은 금물
현재 자기모습 그리고 소수계나 장애인 편견은 곤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입을 앞둔 수험생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원자들은 대입 전형에서 갈수록 비중이 커지고 있는 자기소개서(Personal statement) 주제에 대한 고민이 크다. 자기 소개서는 대학에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통로라는 점에서 그 만큼 어떤 점을 부각시켜야 하는지 오랜 기간을 갖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반대로 자기소개서에서 다루지 말아야 할 주제나 표현들도 알아두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코로나 펜더믹이 발생하면서 많은 학생들이 코로나를 주제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작성시 주의사항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 대입 자소서에서 피해야 할 사항들을 모아봤다.
■코로나 주제라면 독특하게
평생 살면서 사상초유의 코로나 펜데믹을 처음 겪은 많은 지원자들은 아마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에세이 주제로 삼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를 주제로 선택하기에 앞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들이 많다.
우선 ‘차별화’다. 코로나 주제가 아주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아주 흔한 토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학사정관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에세이를 아주 특별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누구나 묘사하는 힘겨웠던 일상, 비슷한 어휘는 입학사정관의 입장에서는 너무 지루하고 눈길이 가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코로나를 주제로 삼고 싶다면 코로나 사태 중에 아주 이상하거나 흥미로운 일이 일어났다거나 자신의 삶의 대한 깨달음이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경우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된 언어와 문장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를 주제로 에세이를 쓰고 싶다면 “입학사정관들이 오랜 기간 접해 온 상투적인 것들은 과감하게 제외시키고 입학사정관들이 몰두할 수 있는 문장 실력을 갖추라”고 강조했다.
만약 코로나를 주제로 한 에세이를 통해 차별화할 자신이 없다면 다른 주제를 선택하는 편이 낫다.
■역경답지 않은 역경
가장 진부한 자기소개서 주제 중 하나는 역경이다. 역경을 극복한 이야기는 너무 많은 학생들이 선택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눈길을 끌기 힘들다.
특히 역경의 경우 다분히 주관적인 관점이 개입될 수 밖에 없어 주의해야 한다. .
예를 들어 “나는 많은 대중 앞에서 연설하는 것이 두려웠는데 이를 이겨냈다”는 정도라면 대입 사정관들에게 “이게 무슨 역경?”이라는 의문만 던질 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역경 스토리를 쓰고 싶다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낄까’라고 먼저 자문을 해보는 게 낫다.
■다른 사람의 스토리
“큰 외삼촌은 유명한 연극 배우입니다.. 나는 그를 잘 알고 있으며 자랑스럽습니다.” 만약 이런 자소서를 읽고 난 입학사정관은 누구의 자소서인가 의문을 가질 것이다. 자소서는 말 그대로 지원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다. 자신이 주인공이고 스타가 되어야 한다. 아무리 눈물 콧물을 쏙 쏟아내는 감동적이고 가슴 아픈 이야기라도 남의 스토리라면 좋은 평가를 받기란 힘들다. 입학 사정관은 기승전결이 잘 갖춰진 남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타인 비하는 금물
“우리 학교의 모든 학생들은 너무 멍청한 것 같다. 나는 나는 그들보다 현명한 사람이다.”
자소서에서 삼가야 할 주제나 표현 중 하나는 타인에 대한 비하다.
다른 사람을 낮추고 자신을 올리는 투의 글이라면 자소서를 읽는 입학사정관을 오히려 화나게 만들 게 분명하다. 특히 이런 주제는 앞서 언급했듯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쓰는 함정에 빠뜨리기도 한다.
■퍼스널한 면 드러내야
“나는 토론에 특기가 있어 많은상을 받았다.”
지원자의 다양한 수상기록은 자소서가 아니라 지원서상에 어너 리스트나 액티비티 리스트에 포함되는 게 더 좋다. 자소서에 수상을 논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지는 않다. 사정관들은 자소서를 통해 지원자의 퍼스널한 면을 알고 싶어 하지 여기서 수상 경력을 접하고 싶지는 않다. 지원자의 경험,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생활했는지가 사정관들이 알고 싶은 내용이다.
■금수저 티 나는 스토리
“지난해 남태평양을 일주하며 휴가를 즐기던 중 수상스키를 타다 다리를 다쳤습니다..”
해외로 떠나는 휴가라면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변을 보면 많은 학생들이 방학중 여행을 떠나는 것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내용의 자소서에서는 금수저 분위기가 물씬 난다. 게다가 휴가 중 다리가 부러진 이야기도 큰 도전이나 역경 스토리도 아니다. 이때도 자문해보라. 진짜 도전 스토리인지 아니면 그저 금수저 티나는 스토리인지.
■단점을 부각시키는 글
자소서에서느 자신이 단점을 너무 부각시키는 것이 겸손하게 비치기보다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 내신 성적이나 시험 점수가 좋지 않다면 이를 자소서에 부각하는 것 보나는 자신 있는 다른 부분을 통해 장점을 강조하는 게 낫다. 다이내믹한 성격과 리더십, 커뮤니티에 대한 선한 영향 등도 괜찮다.
■중학생 시절 이야기
“8학년까지 잘 나가는 축구 선수였는데 그때 부상을 당해 힘들었다.”
운동선수나 부상당한 이야기도 자소서 주제로는 진부하고 좀처럼 눈길을 끌기 힘들다. 슬프지만 인상적이지는 않다.
또 부상이든 다른 주제든 중학생 시절의 스토리도 자소서 주제로 삼지 않는 게 좋다. 예를 들어 “5학년 때 나는 좋지 않은 중학교에 진학했어”라는 이야기는 입학사정관이 알고 싶어하는 스토리가 아니다.
고교 입학 전 스토리에 집중하는 것은 자칫 그 이후의 자신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거나 큰 발전이 없었던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 대학은 5년 전이 아니라 지금의 지원자가 누구인지를 알고 싶어한다.
■논란 많은 주제들
요즘처럼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심상치 않은 적은 없다. 또 앞으로 다가올 대선도 뜨거운 감자다. 서로의 지지층기 극명히 갈려 있다. 이런 점에서 정치적 이슈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사람마다 정치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민족주의나 종교 같은 민감한 주제도 마찬가지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누가 자신의 지원서를 리뷰하는지, 그들의 성향이나 의견이 어떤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잘못된 스테레오타입
“나는 자폐아를 3주간 돌봤는데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언뜻 보면 장애인에 대한 따뜻한 시선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편견이 있고 무지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할 수 있다. 스테레오타입은 대개뚜렷한 근거가 없고 감정적인 판단에 의거하고 있는데 이 내용 역시 평소 장애인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 어떤 면에서는 예전에는 자폐아를 얕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해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