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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수백억 출연료에 ‘메스’… 코로나 의료진엔 “10배 줘도 괜찮아”

글로벌뉴스 | | 2020-04-30 09: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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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연예인들의 고액 출연료에 칼을 들이댔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의료진과 일반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고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가치관을 심어준다는 명분을 앞세웠다.

중국 국가라디오텔레비전총국(광전총국)은 지난 2월 ‘출연료 제한령’을 통해 “드라마와 웹드라마의 배우 출연료가 전체 제작비의 40%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공고했다. 또 “남녀 주연배우의 출연료는 전체 출연료의 70%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권고사항이란 단서가 달렸지만 사실상의 지시다.

유명 연예인의 출연료에 거품이 잔뜩 끼어있다며 못마땅했던 상당수 여론은 정부의 조치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화답하듯 중국드라마제작산업협회는 지난 15일 “드라마를 매회 400만위안(약 6억9,000만원) 한도 내에서 제작할 것이며 주연배우 출연료는 제작비의 10%, 전체 배우 출연료는 제작비의 4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사실 중국 유명 여배우들의 드라마 출연료는 상상을 초월한다. 자오웨이는 45회가 방영된 ‘호랑이 엄마, 고양이 아빠’에 출연해 4,000만위안(약 69억원)이 넘는 돈을 받았고, 쑨리는 74부작 ‘꽃 피던 그 해 달빛’을 찍고 6,000만위안(약 103억원)의 수입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잘 나가는 20대 초ㆍ중반 남자 배우의 경우 드라마 총 출연료가 8,000만~1억2,000만위안(138억~207억원)에 달한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이에 중국 매체들은 “한국 유재석의 ‘런닝맨’ 1회 출연료도 1,200만원(약 7만위안) 정도”라며 “한국이나 일본보다 드라마 완성도가 턱없이 낮은 건 고액 출연료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의학·보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중국 정부는 오로지 스타를 선망하는 청소년들의 왜곡된 가치관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연예인 출연료를 규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 중국 팬클럽이 가수 엑소 멤버 겸 배우 도경수(디오)가 군 복무하는 맹호부대에 위문품과 편지를 보내면서 “한국 군대를 응원하는 것이냐”며 중국 사회가 발칵 뒤집어지기도 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 고급전문가인 리란주안은 “국가의 흥망은 교육과 과학기술, 의료, 군대에 달려 있다”며 “수많은 의료진이 박봉에도 목숨을 걸고 전염병과 싸우는데 연예인들이 툭하면 수천만위안을 받는 풍조로는 미래가 없다”고 일갈했다. 온라인에선 감염병 전문가인 장원홍(張文宏) 푸단대 부속 화산병원 주임의 연간 수입이 184만위안(약 3억1,000만원)이란 내용이 한 때 논란이었지만, 유명 연예인 출연료에 대한 반감 때문인지 최근엔 “그 10배를 줘도 괜찮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

 

연예인 수백억 출연료에 ‘메스’… 코로나 의료진엔 “10배 줘도 괜찮아”
 중국 남성이 후베이성 우한의 레이선산병원 앞에 설치된 의료진의 활약상을 그린 벽화 앞을 지나고 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이 병원은 지난 15일 임무를 종료하고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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