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부터 마스크 제작을 위해 나가 볼까 합니다.”
자바시장 내 한인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자 마스크 제작에 나서며 ‘코로나19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인 의류업계와 봉제업계가 마스크 제작에 나서게 된 데는 LA 시의 비의료용 마스크 제작 프로젝트인 ‘LA 프로텍트’(LA Protects)와 관련이 있다. 지난달 말에 LA 시가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는 의료기관인 ‘카이저 퍼머넌트’가 제시한 마스크 제작 사양을 바탕으로 500만개의 비의료용 마스크를 제작해 필수 업종 종사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비필수 업종임에도 마스크 제작을 할 수 있도록 LA 시가 작업 허가를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200만개의 마스크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의류업체와 봉제업체 중 상당수도 일정하게 LA 시의 허락을 받아 마스크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세븐 일레븐이나 리커스토어의 오프라인 판매처의 주문을 받아 납품을 하거나 온라인 마스크 판매 벤더에게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생산 및 판매가 사실상 ‘올스톱’된 상태에서 마스크 제작은 그나마 최소한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생명선과도 같은 존재다.
한 한인 봉제업체 업주는 5명의 직원을 재고용해 마스크를 제작해 일부 유통업체에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스크 1개 생산단가는 2.50~3달러 수준. 하루 1,200~1,300개 정도의 마스크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는 게 업주의 설명이다. 이 업주는 “5명의 최소 직원에 기계 40대 공간에 12대만 놓고 충분한 거리두기를 하며 마스크 제작을 하고 있다”며 “마스크 납품 즉시 대금을 받아 필요 경비를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한인 의류 및 봉제업계 업주들 사이에 비필수 업종에서 마스크 제작은 불법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LA 프로텍트’ 프로젝트에 참여 신청을 하면 마스크 제작이 허용된다는 점에서 불법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게 대부분 업체들의 입장이다.
한 의류업체 대표는 “주위에서 마스크를 제작해 판매하는 업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번 주에 공장에 나가 기계를 돌아보고 사전 준비 작업을 한 뒤 직원들에게도 연락해 다음 주부터 마스크 제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스크 제작이 자바시장 한인 업체들에게는 위기 속의 기회가 되고 있는 셈이다.
미주한인봉제협회 김기천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업계에 생존 여부가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며 “그나마 마스크 제작으로 최소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 있는 회원사들에게 LA 시의 제작 허락을 받을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도움을 주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