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코로나 집계방식 변경에 신뢰성 논란
우한 사망자 하루새 50% 증가·유럽도 의문
일부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이전보다 갑자기 증가한 수치를 내놓는 등 피해 규모 집계가 정확하지 못하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 코로나19 피해가 큰 국가에서 정부가 사망자 수를 수정하거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와 통계의 신뢰성을 훼손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7일 AP통신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누적 사망자는 중국 시간으로 17일 갑자기 1,290명이 증가해 3,869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새 기존 2,579명에서 50%가 증가한 것이다.
우한시는 입원 치료를 하지 않고 자택에서 사망하거나 병원 과부하로 지연 및 보고 누락 등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전부터 계속된 중국 통계의 신뢰성에 의문을 더한 셈이 됐다.
미국 역시 지난 14일 뉴욕시의 경우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못했지만 코로나19 탓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3,778명이라고 밝혀 피해 규모가 갑자기 커진 사례가 있다.
또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5일 주 정부에 앞으로 코로나19 추정 사망자까지 보고 대상에 포함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내 지침을 변경한 바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공식 사망자 수는 2만2,000명대지만 요양원에서 사망했거나 검사를 받지 않은 이들이 포함돼 있지 않아 실제 사망자보다 작다는 것을 당국자들도 인정한다고 AP는 전했다. 일례로 이탈리아 정부가 약 3분의 1의 요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월 이후 6,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얼마나 많은 이들이 코로나19로 사망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영국 역시 1만4,000명대 사망이 공식 집계지만 집이나 요양원에서 사망한 이들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 영국의 통계 기관은 실제 사망자는 15%가량 더 많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스페인도 증상이 있었지만 사망 전에 검사를 받지 않은 사망자는 통계에서 빼라는 지침을 운영하고 있다. 스페인의 공식 집계치는 1만9,000명대다. 스페인 정부의 코로나19 전문가 위원회를 이끄는 바르셀로나대학 안토이 트릴라는 AP에 “우리는 오직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P는 “의료진이 환자 급증에 대처하는 법을 알아내기 위해 몸부림치고 당국자들은 자원을 어디에 투입하고 경제 소생을 위해 봉쇄 완화를 어떻게 시작할지 중대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이런 수치는 정부의 조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