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이 고액 연봉을 보장하는 시대는 이제 옛날이 된 것일까?
미국 대학 졸업생들의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을 앞지르면서 고학력 실업자들이 늘고 있다. 설사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도 절반 가량이 저임금 업종에서 일하고 있어 학자금 대출 상환 압박에 따른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뉴욕연방준비은행의 통계자료를 인용해 22~27세 연령대의 미국인 중 대학이나 대학원 졸업자의 실업률이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3.6%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전체 실업률보다 0.3%포인트나 높은 수치로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매체는 이 같은 현상을 놓고 50년래 최저 실업률을 기록하면서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는 미국 고용시장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학 졸업자들은 취업난만 겪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일자리를 구했다 하더라도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체에 따르면 대졸 취업자 10명 중 4명 꼴로 대학 졸업장이 필요없는 직종의 일자를 갖고 있으며, 8명 중 1명은 연봉 2만5,000달러 이하의 낮은 급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졸자의 상당수가 학자금 대출금을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현재 학자금 대출금의 규모는 1조6,000억달러 수준으로 지난 20년 동안 2배가 늘어났다.
고액 연봉을 위해 비싼 학비를 대출금으로 감당해 온 대졸자들을 기다리는 것은 취업난과 낮은 보수의 일자리라는 냉혹한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데는 일자리의 질 저하 현상과 고학력자의 급격한 증가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경제 호황과 함께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일자리는 연봉 2만4,000달러에서 2만6,500달러 수준의 비교적 낮은 급여의 일자리들이 주를 이룰 것이라 게 연방노동통계국의 전망이다.
여기에 고학력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이 빚어지면서 고학력은 이제 경쟁력이 아니라 기본 취업 조건이 되어 버린 것도 고학력 취업난을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