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지난 3일 아이오와주 첫 경선 이후 대선 주자들의 중원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도 성향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4위로 내려앉으면서 같은 성향으로 분류되는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중도 대표주자 자리를 차지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이념적 성향을 보면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 등 2명이 진보를 기치로 내걸었다면, 바이든, 부티지지, 블룸버그 등 3명은 중도에 기울어 있다.
이들이 중도를 강조하는 이면에는 본선 경쟁력이 숨어 있다. 진보 표방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 진보 성향 유권자에게 호소력이 있겠지만, 실제 대선에서 무당파, 공화당 내 진보 성향 유권자까지 사로잡으려면 중도적 이미지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표의 확장성 면에서 중도 전략이 승리의 키워드라는 주장인 셈이다.
당초 중도파 싸움에선 바이든이 월등히 앞섰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전국 단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민주당 1위 자리를 거의 내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대결에서도 바이든의 경쟁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여론조사가 속출했다.
그러나 아이오와 코커스를 거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까지 71% 개표상황 기준으로 부티지지가 1위에 오른 것이다. 부티지지는 여론조사상 3~4위 후보로 분류됐기 때문에 이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바이든은 최소 2위는 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면서 4위로 주저앉았다.
주목할 부분은 바이든이 부진을 면치 못할 경우 바이든을 지지했던 중도층 표심이 부티지지나 블룸버그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부티지지는 샌더스를 막을 최선의 희망이라는 놀라움을 불러왔다며 이는 원래 바이든이 해야 할 일이었지만 4위로 떨어지며 트럼프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라는 점에 심각한 의문을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의 추격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블룸버그는 작년 11월 말에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다른 주자보다 최소 6개월 이상 출마 선언이 늦은 탓에 초기 4개 경선을 건너뛰고 3월 초 10여곳의 경선이 치러지는 ‘수퍼 화요일’부터 경선에 참여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주목할 지점은 최근 들어 블룸버그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출마 선언 초반 여론조사 지지율이 5%에도 못 미쳤지만 지난달 29~30일 로이터통신과 입스소의 공동조사에선 12%의 두 자릿수 지지율을 얻으며 3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