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거쳐 캘리포니아 도착…아직 바이러스 감염 증상자 없는듯
중간기착지·비행기서도 철저 격리…의심증상 나오면 병원 이송 예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진원지 중국 우한(武漢)에 머물던 미국인 약 200명이 전세기편으로 귀국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한에서 철수한 미국인 201명을 태운 미 국무부 전세기는 29일 오전 8시께 미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동쪽으로 96㎞ 떨어진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마치 공군 기지(March Air Reserve Base)에 착륙했다.
전세기가 착륙하자 세 대의 전세 버스와 흰색 위생복 차림의 지상 요원들이 이 항공기로 접근했고 40분쯤 지난 뒤부터 승객들이 버스로 옮겨타기 시작했다.
전세기에는 우한 주재 미 영사관에서 근무하던 외교관들과 그 가족 등 201명이 탑승했다. 우한에는 약 1천명의 미국인이 머물고 있는데 우한에 남을 경우 코로나바이러스와 접촉할 위험이 큰 미국 시민에게 탑승 우선권을 줬다고 미 국무부는 설명했다.
이들은 모두 이미 중국에서 2차례 의료 검진을 받았으며 중간 급유를 위해 기착한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2차례 더 검진을 받았다.
승객 중 한 명은 치료를 받았으나 이는 중국에서 비행기를 타기 전 입은 가벼운 부상 때문이었다.
승객들 가운데 우한 폐렴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없었고 이에 따라 전원이 캘리포니아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앵커리지 공항에서도 통상 겨울철이면 대부분 폐쇄되는 국제선 터미널에 격리돼 있었다고 AP는 전했다. 국제선 터미널은 더 크고 이용객도 많은 국내선 터미널과 분리돼 있으며 환기 시스템도 별도로 가동된다고 공항 관계자는 말했다.
탑승객들은 캘리포니아에서도 다시 한 차례 의료 검진을 받은 뒤 귀국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 공군 기지에 임시로 수용될 예정이라고 관리들은 말했다.
다만 우한 폐렴 의심 증상을 보이는 탑승객이 나오면 현지 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한 관리는 탑승객들이 3일∼2주간 격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의 최대 잠복기는 2주로 알려져 있다.
캘리포니아주 관리들은 이 전세기가 최대 240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나 최종적으로는 201명이 전세기에 올랐다.
전세기 승무원들은 비행 도중에는 항공기 위층만 이용하도록 해 아래층의 탑승객들과는 격리됐다. 승무원들은 중국 우한에서도 비행기에서 내리지 않아 감염 위험을 최소화했다.
당초 대피 미국인들을 태운 전세기는 온타리오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최종적으로는 미 국무부가 행선지를 변경했다.
온타리오 공항 관리들은 우한에서 대피한 미국인들을 받아 최대 2주간 임시로 수용할 준비를 해왔으나 결국 목적지가 바뀌었다.
CDC 측은 "공군기지 물류창고가 탑승객을 수용하기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