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시장 원단업계 등
관세인상 탓 부담 가중
중국인 방문객 감소에
요식업소들도 매출 영향
부동산업계·유학생들
환율 폭등으로 한숨만
남가주 한인 경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미중간 무역전쟁의 여파로 인한 중국 관광객 감소와 1,200원대를 훌쩍 넘어선 고환율의 또 다른 암초를 만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중국산 제품 추가 관세로 자바시장이 직격탄을 맞는가 하면 중국 방문객이 줄어들면서 요식업과 마켓에 불똥이 튀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학비나 부동산 구입을 위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도 나타나면서 이중고 여파가 한인 경제 전체로 확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중간 무역전쟁으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곳이 한인 원단업계다. 기존에 수입산 원단에 부과되던 10~15% 관세가 25%로 늘어나면서 자바시장 내 한인 원단업체가 대부분 수입업체이다 보니 수입에 따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한 한인 원단업체 업주는 “가뜩이나 의류업계가 불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관세 인상으로 원단 단가 인상 부담이 있어 중소업체들은 죽을 맛”이라며 어려움을 드러냈다.
한인섬유협회 베니 김 회장은 “수입 원단업자들에게 조건은 똑같지만 비즈니스 운영비가 늘어나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며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역전쟁의 여파는 원단업계를 넘어 봉제업계도 영향을 주고 있다. 매뉴팩처들이 원단 배송지를 아예 해외로 바꾸게 되면 그나마 있던 일감마저 모두 빼앗기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무역전쟁 여파의 끝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중국인 방문객 감소로 요식업과 마켓, 부동산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실제로 한인 업소들은 중국인 방문객 감소로 인한 매출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컨설팅 기업 ‘투어리즘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내년까지 무역전쟁이 계속되면 미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의 수가 200만명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110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있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이면 한인타운내 주요 한식당들은 중국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 방문객 감소 현상 결코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한 한식당 업주는 “크게 중국인 고객이 줄어드는 현상은 아직 없지만 조금씩 주는 조짐은 느끼고 있다”며 “최대 고객층인 중국인 방문이 줄어드는 것은 결코 이롭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인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한인타운 내 고급 아파트를 입대하거나 콘도 등을 구입하는 중국인 고객이 최근 감소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의 원화 환율이 1,200원들 훌쩍 넘어서면서 한국서 돈을 가져와야 하는 한인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여름 성수기를 맞아 주택이나 콘도 구입을 위해 한국에서 구입 자금을 받을 예정이었던 한인들은 갑작스러운 환율 상승으로 당황해 하고 있다. 환율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자 부동산 구입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은 결코 부동산 시장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무역전쟁이나 환율 인상으로 한인 부동산 시장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지만 거래가 주춤해지고 있다는 신호는 감지되고 있다”며 “무역전쟁과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면 한인 실물경제가 제대로 돌지 않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미중간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인 방문 감소와 더불어 원화 환율의 상승세 여파가 한인 경제를 타격하고 있다. LA 관광에 나선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