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응제공 등 이유 당선자 발표 미뤄
한인회 "선거 무효화 새 선거 고려"
조창원 후보 "명예훼손... 용납불가"
지난 4일 제25대 한인회장 선거를 치른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한인회가 부정선거 시비로 10일 예정됐던 당선자 발표를 취소하는 등 회장선출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몽고메리 한인회(회장 박민성)는 지난 10일 늘푸른장로교회에서 열린 제74회 광복절 행사에서 한인회장 당선자를 발표하기로 했으나 행사 전날인 9일은 물론 7일과 8일에도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향응 및 금품제공 등에 대한 제보가 들어와 당선자 발표 및 당선증 수여를 미룬다고 참석자들에게 알렸다.
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임행락)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지난 4일 선거에서 1위를 해 당선증 수령을 기대했던 조창원(사진) 후보는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조창원 후보는 12일 애틀랜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10일 당선자를 먼저 발표하고 후에 시시비비를 가려도 되는데 선관위가 명확하지도 않은 제보 접수를 이유로 당선자 발표를 미루는 것은 월권”이라며 “나는 향응 및 금품제공을 한 사실이 추호도 없으며, 근거도 없는 허위 사실 유포로 사실상 당선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음해한 한인회와 집행부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열린 몽고메리 한인회장 선거에는 사상 유례없는 3명의 후보자가 출마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총 455명이 투표에 참가해 조창원 후보가 183표, 윤옥화 후보 146표, 김승목 후보가 123표를 획득했다. 무효표는 3표였다.
조창원 후보는 12일 한인회 집행부 및 선관위의 이번 조치에 대해 고의성이 강한 처사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조 후보는 “현 한인회장의 적극적 특정후보 지지행위가 드러났다"면서 "일례로 현 선관위는 선거홍보 시 특정후보의 이름을 적은 투표용지를 샘플로 제공하는 편파적이고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는 또 “내가 출석하는 교회 교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는 주장은 이미 허위로 판명됐고, 선거 당일 투표가 종료된 후 식당에서 지인들과 식사한 것은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선관위의 근거없는 부정선거 의혹제기로 인해, 지난 20여년간 쌓아온 명예가 무너지고 있다”라며 “부정선거를 했다는 구체적 정황과 증거를 제시하기 전까지는 선관위 처사를 수긍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민성 현 몽고메리 한인회장은 “당선증은 제기된 모든 의혹들이 해명된 이후에 줘도 문제가 안된다”라며 “지난 7-9일 사이 조 후보에 대한 부정선거 제보가 계속 선관위에 들어와 선관위원들이 당선자 발표를 부득이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자신이 특정후보 선거운동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이번 사태 해결책에 대해 “세 후보의 자격을 모두 박탈하고 지난 선거를 무효화하고 새로운 후보를 세워 투표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박 회장의 주장에 대해 조창원 후보는 “만일 그렇게 한다면 455명의 몽고메리 한인들의 표가 사장되는 것이며, 특히 나를 지지한 분들이 부정선거 가담자가 되는 것이어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맞섰다.
본지는 이번 선거의 관리를 맡은 임행락 선관위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조셉 박 기자
12일 애틀랜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는 조창원 몽고메리 한인회장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