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맘때가 되면 커피 애호가들은 갈등에 빠진다. 날씨가 더워졌으니 매일 아침의 모닝커피를 아이스커피로 대체할 것인가, 아니면 이열치열이라고 계속 뜨거운 커피를 마실 것인가?
여기서 아이스커피를 마시기로 한 사람들을 또 다른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레귤러 아이스커피를 마실 것인가 아니면 콜드 브루(cold brew)를 마실 것인가?
● 아이스 커피
200도 고온에서 우려낸 후
식혀서 얼음 위에 부은 것
카페인, 콜드브루보다 20%↓
●콜드 브루 커피
상온에서 12~24시간 추출
카페인 핫커피보다 적고
산도 낮아 위장에 덜 부담
혹시 두가지 냉커피의 차이를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을 곁들인다면 한국에서 ‘더치커피’라고도 불리는 콜드 브루 커피는 뜨거운 물에서 추출하지 않고 차가운 물로 장시간 우려낸 커피를 말한다. 아이스커피가 잠깐 샤워한 커피라면 콜드 브루는 한참 동안 럭서리하게 목욕을 한 커피인 것이다.
요즘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콜드 브루는 이제 유명한 커피샵이라면 일년 열두달 필수로 서브해야하는 냉커피 메뉴가 되었다. 스타벅스와 던킨 도넛 같은 곳에는 영구적인 메뉴로 자리 잡았고, 주요 마켓과 그로서리 스토어에는 라이즈(Rise), 하이 브루(High Brew), 라 콜롱브(La Colombe) 같은 콜드 브루 메이커의 캔 제품들이 언제나 쌓여있다. 어떤 커피 전문점에서는 콜드 브루가 아이스커피 판매를 앞질렀을 만큼 이제 콜드 브루는 커피 시장의 대세가 되었다. 그런데 콜드 브루 애호가들에게는 또 다른 질문들이 있다. 콜드 브루로 내린 커피는 산도가 적다는데 정말 그런가, 콜드 브루 커피는 카페인 함량이 더 높은가, 집에서 만들어 마시는 것은 어떤가에 관한 궁금증들이 그것이다.
아이스커피와 콜드 브루가 다른 맛을 내는 것은 추출 시의 온도 차이에서 온다. 아이스커피는 화씨 200도(섭씨 93도)의 온도에서 몇분 동안 우려낸 뜨거운 커피를 식혀서 얼음 위에 부어낸 것이다. 한편 상온에서 12~24시간의 장시간 추출하는 커피는 뜨거울 때 우러나오는 쓴맛이 없이 커피의 플레이버와 카페인을 가장 부드럽게 우려낼 수 있다.
그렇다면 콜드 브루 커피는 정말 산도가 적을까?
뉴욕대학의 위장병 학자이자 조교수인 라비아 A. 들라투어 박사는 일반적으로 카페인 또는 산성 식품에 매우 민감하거나 위식도역류 질환(GERD)을 앓고 있으면서도 아침에 카페인이 간절히 필요한 사람들은 모닝커피를 콜드 브루 커피로 대체할 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사람들은 커피를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게 잘 안 될 때는 콜드 브루를 마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콜드 브루 커피에는 카페인이 더 많이 들어있을까?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콜드 브루 커피의 카페인 함량 차이는 산도의 양보다 예측하기가 훨씬 어렵다는 것이다. 20시간 동안 우려낸 스타벅스의 콜드 브루 커피 16온스에는 200밀리그램의 카페인(온스 당 12밀리그램)이 들어있는데 이것은 아이스커피보다는 약 20% 더 많지만 동일한 양의 뜨거운 커피가 가진 310밀리그램보다는 현저하게 적은 양이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본사를 둔 스텀타운(Stumtown)은 온스당 29.4밀리그램의 카페인이 포함된 콜드 브루 커피를 10.5온스 병에 담아 판매한다. 카페인 중독자들에게 아주 좋은 양이지만 처음 콜드 브루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게는 재앙이 될 수도 있는 양이다.
들라투어 박사는 “위식도역류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카페인의 함량이 괄약근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증세가 악화된다”면서 “콜드 브루의 높은 카페인 양은 장의 연동 운동이 증가시켜 설사 같은 증상이 나타나게 하고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조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집에서 만드는 콜드 브루에 관한 것이다. 카페인과 산도를 조절하기 쉬운 홈 콜드 브루의 레서피는 인터넷에 차고 넘친다. 뉴욕타임스 레서피로는 12시간 우려내는 것이 가장 좋지만 사람마다 위장 상태에 따라 달리 조절할 수 있다. 아니면 마켓에서 살 수 있는 농축 콜드 브루도 나쁘지 않다. 너무 진하면 물이나 우유를 좀 타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