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 내 곰팡이균 번식
의치성 구내염 고생 많아
뜨거운 물에 씻으면
틀니 변형돼 수명 단축
7월 1일은 ‘틀니의 날’이다. 치아에 문제가 생기면 요즘 임플란트를 많이 하지만 틀니를 하는 사람이 600만명 정도다. 65세 이상 2명 중 1명이 틀니 사용자다. 틀니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만 70세 이상에서 65세 이상으로 넓혀지면서 틀니 사용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2의 치아’인 틀니도 자연 치아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데 틀니 관리법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틀니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구강 건강이 위험해진다.
2017년 대한치과보철학회가 틀니 사용자 500명을 조사한 결과, 69.6%가 의치성 구내염으로 고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치성 구내염은 틀니 내에 번식한 곰팡이균이 입안이나 주변에 감염돼 혀, 잇몸, 입술과 볼 안쪽 등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먹거나 말할 때 화끈거림, 따가움 등의 통증으로 일상생활을 하기에 불편해진다. 특히 틀니를 끼고 뺄 때 통증이 심해 틀니 사용 자체를 꺼리게 만들기도 한다.
틀니에 세균이 번식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잘못된 치약 사용법이다. 틀니 사용자 10명 중 7명은 치약, 흐르는 물, 소금물 등 잘못된 방법으로 틀니를 세척한다. 특히 치약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치약은 틀니를 세균 온상으로 만드는 주범이다. 틀니는 치아보다 약한 플라스틱 재질이기에 일반 치약으로 닦으면 틀니 표면에 상처가 나고 틈새로 입 냄새와 의치성 구내염 등을 유발하는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
틀니를 제대로 씻으려면 치약 없이 흐르는 실온의 물에 부드러운 솔로 잔여 음식물을 닦아야 한다. 식사 후 틀니를 뺀 뒤 물 혹은 식기 세척에 사용하는 세제를 이용해 닦는다. 틀니를 소독한다고 끓는 물에 삶거나 뜨거운 물에 담그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플라스틱 재질인 틀니를 영구 변형시키므로 해선 안 된다. 틀니를 소독하려면 틀니 세정제를 사용해야 한다.
백장현 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교수는 “틀니 전용 세정제는 칫솔질 후 남아 있는 얼룩과 플라크를 없애주고 악취 유발 세균의 99.9%까지 살균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틀니를 착용하는 시간도 문제다. 틀니 사용자의 35% 정도가 하루 종일 틀니를 사용하고, 틀니를 낀 채 잠을 자기도 한다. 수면 중에는 침 분비가 줄어 구강 내 세균이 늘어나므로 틀니에 플라크가 더 많이 끼게 된다. 이로 인해 틀니 구취가 심해지고 잇몸이 손상되거나 잇몸뼈가 더 빨리 흡수될 수 있다.
잠을 잘 때는 틀니를 빼고 잇몸을 쉬게 해줘야 한다. 틀니를 끼고 있으면 잇몸이 눌려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안수진 강동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교수는 “잠을 잘 때에는 틀니를 빼고 세정제에 담가 보관해야 의치성 구내염이나 입냄새를 유발하는 세균을 없앨 수 있다”고 했다.
틀니를 처음 사용하면 입속 이물감으로 씹거나 말하는 것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적응하려면 치과에 자주 방문해 조금씩 조정해가며 틀니에 익숙해지도록 훈련해야 한다. 잇몸은 점점 퇴축되므로 잘 맞던 틀니도 사용하다 보면 덜그럭거릴 수 있다. 이를 방치하면 틀니와 잇몸 사이에 음식물이 끼고 구취와 염증이 생길 수 있다. 헐거워진 틀니가 잇몸이나 구강 내에 상처를 낼 수도 있기에 틀니와 잇몸의 고정 상태를 체크하고 조정해야 한다. 안 교수는 “사용 초기에는 불편감이 사라질 때까지, 이후에는 6개월에 한 번, 적응한 이후엔 최소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틀니를 닦을 때는 틀니 전용 치약이나 연마제가 없는 주방 세제를 쓰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