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퇴행성 관절염에 취약
쪼그린 채 집안일 하지 말고
바닥 앉기보단 의자 이용을
연골주사는 통증 완화뿐
관절 망가지면 인공치환술해야
올바른 자세는 무릎 건강의 첩경이다. 양반다리를 하고 앉거나, 쪼그려 앉아 일하는 이가 많다. 이런 좌식문화 때문에 65세 이상에서 절반 가량이 퇴행성 무릎관절염으로 고통 받고 있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젊을 때부터 자세만 바로 잡아도 무릎관절염을 줄일 수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이 많다. 특히 무릎이 바깥으로 휘는 ‘O자형 다리’가 많다.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를 한 채 걸레질이나 다림질 등 집안일을 주로 하기 때문이다. 폐경기가 되면 에스트로겐이 줄어 연골세포가 더 많이 파괴된다.
따라서 걸레질할 때는 밀대를 이용해 서서 하고, 다림질은 식탁에서 하는 게 좋다. 손빨래할 때는 쪼그려 앉지 말고 간이 의자에 사용한다. 설거지할 때는 발 받침대를 이용해 양발을 번갈아 올려주면 무릎 피로를 줄일 수 있다. 식당 등에서 앉거나 TV를 시청할 때도 의자와 소파를 이용한다. 바닥에 앉아서 일한다면 양반다리를 피하고 다리를 쭉 펴고 앉는다.
관절 건강에 좋다고 글루코사민, 콜라겐 성분이 포함된 음식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성분은 몸에 흡수되지 않으므로 관절 건강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글루코사민 보조제도 파괴된 연골을 재생할 수 없다. 오히려 잘못 먹다간 혈당을 높여 당뇨병이 있으면 위험할 수 있다. 갑각류 껍질이 재료이므로 알레르기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서동현 부평힘찬병원 원장은 “사골국, 도가니탕, 닭발 등은 연골 성분인 콜라겐 등을 함유했을 뿐이고, 연골 재생이나 치료에 효과 있다고 의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없다”며 “칼슘, 미네랄,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균형 있게 먹는 게 관절에 좋다”고 했다.
흔히 ‘뼈주사’로 알려진 스테로이드 주사는 통증 제거 효과가 탁월해 자주 맞는다. 하지만, 너무 자주 맞으면 뼈가 삭는 무혈성 괴사나 부신피질호르몬결핍증이 생길 수 있다. 1년에 3번 이상은 맞지 말아야 한다.
연골주사를 맞으면 연골이 재생된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연골주사는 연골·관절액의 주성분인 히알루론산을 보충해 관절에 윤활유 역할을 해 통증 완화만 할 뿐 연골이 재생되지는 않는다.
내성이 생긴다고 관절염약을 제대로 먹지 않는 사람도 있다. 스스로 판단해 약을 끊으면 관절염이 점점 더 심해진다. 관절염약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로 특별한 부작용이 없지만 장기간 먹으면 콩팥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인공관절수술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다. 아주 심하면 수술이 다소 어렵지만 수술한 뒤 약물과 운동요법으로 골다공증을 개선하는 게 오히려 좋다.
무릎관절염 초기에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이 효과가 있다. 하지만 중기 이후는 관절내시경수술, 교정절골술, 인공관절치환술 등을 해야 할 수 있다. 관절이 아주 망가졌다면 인공관절치환술을 해야 하는데 15~20년 정도 쓸 수 있기에 재수술 가능성을 줄이려면 65세 이후에 수술하는 게 좋다. 한국인은 좌식생활 때문에 무릎 안쪽 연골만 많이 닳는데, 이 때는 닳지 않은 바깥쪽 무릎관절은 나둔 채 안쪽 관절만 바꾸는 인공관절 반치환술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양반다리를 한 채 집안 일을 많이 하다간 무릎관절염을 앓을 수 있고, O자형 다리를 만들 수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