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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렌트비와 온라인에 밀려 문닫는 소매업체들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9-05-10 10:10:57

소매업체,온라인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샌타모니카 71년 역사의 하비 샵도 결국 폐업

단골들“가게 살리겠다” 온라인 기금모금 나서

샌타모니카에 있는 에베츠 모델 샵은 남가주에 몇 안남은 하비 샵 중 하나이다. 1948년 문을 열고 71년 영업을 해오는 동안 이 하비 샵은 많은 특이한 주문들을 받았지만 그중 기이한 건 지난 1월의 주문이었다. 유튜브의 자동차 코미디 채널인 도넛 미디어로부터 레고 블락들로 부가티를 만들고 가능한 한 빨리 달리도록 도와 달라는 요청이었다.

에베츠의 직원인 루크 오린은 무선조정 부가티를 조립하면서 드라이브트레인까지 붙이고 자동차가 달리는 중 문이 열리지 않도록 문마다 자석들까지 붙였다. 

실제 부가티 1/8 크기의 이 모델은 스피드 테스트 중 더 할 수 없이 아름답게, 장렬하게 와해되었다. 하지만 최고 속력 시속 40마일을 달성한 후였다. 이는 진짜 부가티로 시속 320마일에 해당하는 속도라고 도넛 미디어 측은 설명한다. 

이 동영상은 거의 8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이는 에베츠가 아마존이나 대형 할인 유통업체들의 온라인 판매경쟁을 뚫고 살아남으려는 많은 노력 중 하나이다. 에베츠는 지난 70여 년 동안 밀려왔다 밀려가는 온갖 종류의 장난감 유행들을 헤치며 버텨왔고 창업자인 콜비 에벳이 92세로 6년 전 세상을 떠난 후의 상황도 견뎌왔다.

하지만 에벳의 부인인 이본(85)은 이제 폐점을 결정했다. 치솟는 렌트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단골들은 에베츠가 다른 곳에서 가게를 다시 열게 하자며 온라인 기금모금 캠페인에 돌입했다. 

에베츠는 전형적인 동네 장난감 하비 가게이다. 작고 어두컴컴하고 딴 데서는 구할 수 없는 물건들이 잔뜩 쌓여 있는 곳. 적어도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러했다.

200억 달러 규모인 장난감 & 하비 판매업계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가게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대형 할인 백화점과 전자 상거래 채널들이 제공하는 낮은 가격 그리고 원스탑 샤핑의 편리함에 맞서며 경쟁을 할 수가 없는 탓이다. 

소매업 분석 전문가인 딕 아트칼트는 이런 문제를 ‘아마존 구름’이라고 표현한다. 

“(소비자들은)원스탑 샤핑으로 할 수 있는데 내가 왜 이런 작은 동네 가게와 거래를 할 필요가 있는가” 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에베츠의 직원인 오린은 동료인 진 두어티와 함께 유튜브를 통해 가게 홍보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모델 조립하는 과정을 단계 별로 시범해 보여주고 상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는 등이었다. 이들은 다른 소셜 미디어에도 활발하게 참여했고 한때는 이베이를 통해 상품을 팔려고 시도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온라인 판매는 이런 작은 가게에 적합하지가 않아 보였다. 

게다가 고객 성향도 그동안 바뀌었다. 구매자들이 이제는 시간을 들여 무선 조정 자동차를 조립하려고 하는 경우가 줄어든 것이다. “그냥 완성되어 있는 물건을 사려고 하지요.”

전자 상거래에 더해 에베츠에 타격을 준 것은 점점 올라가는 부동산 가격이다. 샌타모니카에서 일반 주택 가격이 치솟으면서, 상가건물 렌트도 따라 올랐다. 

샌타모니카 소매업체들의 월 평균 렌트는 평방피트 당 6달러 58센트이다. 이는 지난 2006년 평방피트 당 3달러 77센트에서 75%가 오른 것이다. 

에베츠는 1,100 평방피트의 가게 렌트비로 매달 4,200달러를 내고 있다. 지난 2012년 1,200달러였던 것이 이만큼 올랐다. 마지막 인상분은 너무 커서 에베츠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규모를 줄여서라도 다른 곳으로 옮겨가려고 했지만 마땅치가 않았다고 이본 에벳은 말한다.

“샌타모니카에서 비어있는 상점 100 여 군데를 다 찾아가 봤어요. 하지만 샌타모니카에서는 어디를 가든 렌트비가 너무 비싸더군요.”

에베츠가 사라지면 단골들은 보통 아쉬운 게 아니다. 에베츠에서 고객들은 다른 가게에는 절대로 없을 것 같은 특이한 색상의 페인트를 이곳에서 찾을 수가 있고, 구형 모델 자동차나 비행기들에 필요한 파트들도 여기서는 구할 수가 있다.

에베렛을 창업한 콜비 에벳은 해군에서 제대하고 비행기 매카닉으로도 일한 경력이 있다. 이런 전문적 기술을 바탕으로 그의 하비 샵은 무선 원격조정 자동차와 비행기를 취급하는 선구적 상점 중 하나였다. 

콜비의 두 번째 아내인 이본은 결혼 후 2000년부터 가게 일을 돕기 시작했다. 

에베츠는 1948년 피코 블러버드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가 1955년 오션팍으로 이사했다. 당시 장사가 얼마나 잘되던지 콜비는 더글라스 항공의 일자리를 그만두고 은퇴해서 35살부터 풀타임으로 사업에 전념했다고 이본은 전한다. 

오래된 고객들은 가게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대단히 상심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 가게에 왔다는 한 고등학생은 앞으로 어디에 가서 필요한 것들을 구해야 하느냐고 오린에게 푸념을 했다. 가게 단골인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닐 코헨은 몹시 슬프다고 말한다. 

몇몇 단골들은 5만달러 기금 모금을 목표로 온라인 캠페인(GoFundMe)을 시작했다. 에베츠가 다른 곳에서 영업을 계속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LA타임스 - 본보 특약>

치솟는 렌트비와 온라인에 밀려 문닫는 소매업체들
치솟는 렌트비와 온라인에 밀려 문닫는 소매업체들

남가주 샌타모니카의 동네 하비 샵인 에베츠 모델샵. 대형기업들의 온라인 판매와 날로 치솟는 렌트비의 이중고를 견디다 못한 에베츠가 71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폐점 결정을 했다.            <Dania Maxwell - LA타임스>

치솟는 렌트비와 온라인에 밀려 문닫는 소매업체들
치솟는 렌트비와 온라인에 밀려 문닫는 소매업체들

에베츠 폐점 소식이 전해지자 오랜 단골들은 온라인 기금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에베츠가 다른 지역에서 영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Dania Maxwell - LA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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