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등 트랜스지방 영향 추정
가공식품·고기·커피는 연관 적어
임신 중 빵·시리얼·크래커·초콜릿 등 과자류를 많이 먹으면 아기에게 식품 알레르기가 생길 위험이 1.5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반면 임신 중 먹은 패스트푸드·면류 등 가공식품, 치킨·쇠고기·돼지고기·생선 같은 고기류, 커피·우유 등은 아기의 식품 알레르기와 별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연세대 김윤희·손명현, 울산대 홍수종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이 지난 2007∼2015년 알레르기 질환 출생 코호트에 등록된 영아 1,628명과 엄마를 대상으로 임신 중 식이 패턴이 아기의 식품 알레르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전체 조사 대상 영아 중 9%인 147명에게 1세 때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아기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은 달걀 42%, 우유 29%, 두 가지 이상 23% 순이었다. 주요 증상은 피부 발진·두드러기(88%), 얼굴 부종(24%), 소화기계 증상(12%)이었다.
연구팀은 임신 26주에 엄마의 식품 섭취 빈도 등을 조사해 전통식(채소·과일·해초·김치·콩·멸치), 과자류, 고기류, 가공식품, 커피·우유 등 5개 군으로 분류했다. 또 신생아의 제대혈(탯줄혈액)을 이용해 알레르기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11개 단일염기다형성(SNP)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임신부가 먹은 5개 식품군 중 아기의 식품 알레르기 위험을 유의하게 높인 것은 과자류(1.5배)뿐이었다. 빵·시리얼·크래커·초콜릿·떡·감자(칩)·고구마·케이크·아이스크림·사탕·잼·버터·마요네즈 등 과자류를 많이 먹은(상위 50%) 여성들의 트랜스지방 섭취량은 하루 56.6g으로 하위 50%(39.8g)보다 1.4배 많았다. 연구팀은 튀기거나 구운 과자류에 많이 들어 있는 트랜스지방과 염증 반응이 아기의 식품 알레르기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SNP 분석에서 CD14, GSTM1, GSTT1 유전자의 특정 부위 염기서열이 정상인과 다르게 변이(겹치거나 빠짐)돼 있으면 이런 연관성은 더 컸다.
소아의 식품 알레르기는 생명까지 위협하는 알레르기성 쇼크(아나필락시스)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홍 교수는 “소아 식품 알레르기가 점점 증가하는 건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함께 관련돼 있기 때문”이라며 “트랜스지방은 임신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출산 후에도 아이의 식품 알레르기 발생 위험도를 높이는 만큼 임신 중 음식 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