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터미널 7·8 이용 승객 감염 확인돼
미 전역 감염 급증… 항공기 승무원 중태도
미 전역에서 홍역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곳곳의 주민들이 공항이나 항공기 내를 비롯한 공공장소에서 홍역 전염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확산 우려를 높이고 있다.
특히 LA 국제공항(LAX)의 경우 최근 또 다시 홍역 환자가 한동안 공항 시설에 머무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올들어 벌써 3번째 ‘홍역 비상’이 걸려 보건 당국이 주민들에게 홍역 증상 관련 주의보를 내리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LA 카운티 보건국은 19일 LA 국제공항을 거쳐간 세 번째 홍역 감염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LA 카운티 전체로 보면 올 들어서 이 지역에서 발생한 4번째 홍역 환자라고 보건국은 전했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 환자는 지난 3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12시30분 사이에 유나이티드 항공을 이용해 LAX 터미널 7의 게이트 70A에 도착했으며, 이후 같은 날 오후 7시에서 10시40분 사이에 다시 터미널 7에 있는 BOA 스테이크 식당을 이용할 뒤 터미널 8의 게이트 81을 통해 또 다른 유나이티드 항공기를 타고 LA를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 홍역 환자는 LAX를 포함한 LA 지역에 무려 12시간 가량 머무른 셈이다.
홍역 바이러스는 접촉을 하지 않아도 공기 중으로 전염될 수 있어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경우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염이 가능한 가장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 중 하나다.
보건국 측은 “현재까지 이로 인한 추가 감염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혹시라도 감염이 의심될 수 있는 상황에 있었다면 주의를 해야 한다”며 “특히 홍역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면 꼭 접종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역의 일반적 증상으로는 발열과 기침, 콧물, 눈 출혈 증상 등이 있으며 홍역 바이러스에 노출된 지 10일부터 21일 사이부터 증상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역 발병이 의심된다면 병원에 직접 찾아가기 전에 전화로 먼저 전문의에게 문의할 것을 보건 당국은 권고하고 있다.
홍역은 미국에서 19년 전 ‘소멸 선고’를 받았지만 일부 정통 유대교 신자 등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 거부가 확산되면서 25년 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주까지 캘리포니아와 뉴욕을 비롯한 20개 주에 걸쳐 총 555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홍역 확산 상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공항과 항공기 등에서 홍역에 전염되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엘알 항공의 한 승무원이 뉴욕발 텔아비브행 항공기 안에서 홍역에 전염돼 중태에 빠진 사례도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신은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