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플로리다서도 환자
정통파 유대교 구역 집중
미국에서 19년 전 '소멸 선고'를 받은 홍역이 빠르게 번지면서 25년 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15일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조지아를 포함 20개 주에 걸쳐 총 555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부의 뉴욕·뉴저지·뉴햄프셔·코네티컷·매사추세츠·메릴랜드, 서부의 캘리포니아·워싱턴·오리건, 남부의 플로리다··텍사스까지 미국 전역을 아우른다. 이 가운데 90여 명은 지난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미국의 홍역 환자는 지난 1994년 963명에 달했지만, 이후로 급격하게 줄면서 2000년에는 공식적으로 소멸한 것으로 여겨졌다.
이후로도 홍역이 꾸준히 발병하긴 했지만, 상당 기간에 걸쳐 미국 전역으로 번지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실제 2014년에도 667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한 바 있다. 현재까지 미국의 이번 홍역 발병은 25년 만에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번 홍역 사태는 이른바 초정통파(ultra-Orthodox) 유대교 구역에 집중돼 있다. 유대인이 많이 거주하는 뉴욕시에서만 현재까지 28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대부분의 유대인은 백신을 접종하고 있지만, 엄격한 교리를 따르는 일부 그룹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백신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에서 처음 홍역이 퍼진 것도 유대교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초정통파 유대교도가 이스라엘에서 가을 수확 축제를 즐기고 돌아온 직후인 지난해 10월부터 뉴욕에서 홍역이 유행한 것으로 뉴욕 당국은 보고 있다. 당시 이스라엘은 홍역이 한창 확산하던 때였고, 백신을 맞지 않은 다수의 어린이가 바이러스를 갖고 돌아왔다는 것이다.
앞서 뉴욕시는 '공공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브루클린의 특정 지역에 대해선 강제적인 백신 접종명령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