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는 시대를 넘나드는 반전들이 꽤 매혹적이다. 매끈한 트램이 오가는 거리에 대문호 괴테의 호흡이 서려 있고, 마천루 햇살아래 중세의 광장은 보석처럼 빛을발한다. 황제의 대관식을 주관했던 마인강변의 유서 깊은 도시는 뉴욕의 맨하탄을 본뜬‘마인 하탄’이라는 별칭이 어느덧 익숙하다. 뢰머 광장으로 대변되는 중세풍의 건축물에서 시선을 돌리면 독일 도시 중에서는 유별나게 빌딩숲이 펼쳐진 광경이다. 교통과 금융의 중심지라는 보호색을 걷어내면 도시는 한층 단아하게 다가선다. 뢰머 광장, 괴테 하우스 등은 프랑크푸르트의 풋풋한 사색을돕는 매개들이다. 도시에 받을 디딘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뢰머 광장 인근을 배회한다. 뢰머 광장은 중세의독특한 프랑크푸르트와 마주하는 공간이다.
▶중세 고딕가옥의 뢰머 광장
뢰머 광장의 고색창연한 건물들은우아함과 정교한 건축미가 도드라진다. 언뜻 보면 유사한 듯해도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은 저마다 개성이 강렬하다.
시청사 건물은 적갈색의 석조건물로 1405년 시의회가 프랑크푸르트귀족의 저택을 구입해 개조한 곳이다. 황제의 대관식이 열렸던 시청사 2층 방에는 신성 로마 제국 황제 52명의 실물 초상화가 내걸려 있다. 뢰머시청사 건너편 목조가옥들은 체크무늬로 단장된 차림새다.
황제의 대관식도 열렸던 엄숙한 광장은 이방인들이 커피한잔 마시며 나른한 오후를 즐기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광장 한가운데는 정의의 여신인 유스티티아가 인파속에 저울과 칼을들고 서 있어 엄중했던 시간을 홀로대변한다.
뢰머 광장에서 10분 거리에는 괴테의 생가가 들어서 있다. 뢰머광장에서 마인강변을 잇는 일대가 괴테가 뛰어놀고 산책을 즐겼던 동선들이다. 단 한명의 예술가는 도시의 이미지마저 바꿔 놓았다. 모차르트가 잘츠부르크를 음악의 도시로 단장했듯,독일인의 자부심인 괴테는 프랑크푸르트를 문향과 사색이 담긴 고장으로 이끈다.
▶괴테의 흔적이 서린 골목
히어슈그라벤 23번지, 괴테가 태어나 20여년을 머물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등 거작을 써내려간 공간이다. 중세로 향하는 프랑크푸르트 여행은 18세기 건축양식을고루 갖춘 괴테의 집을 거니는 것만으로 넉넉히 차오른다.
프랑크푸르트의 오래되고 유유자적한 윤곽들은 골목 어귀, 혹은 첨탑아래에서 불현듯 모습을 드러내 더욱 인상적이다. 붉은색 고딕 탑이 도드라진 대성당 아래로는 마인강이 이어진다. 탁 트인 마인강변의 풍취는 오밀조밀했던 거리와는 대조를 이룬다. 삶과 강을 분리하는 큰 경계 없이 중세 유적과 강줄기가 이렇듯 가까이 연결되는 경우도 드물다.
골목 하나만 빠져나와도 도심을 에돌아 흐르는 푸른 강줄기가 느리게 동행한다. 독일의 길 중 우리에게도 귀에 익숙한 길이 로맨틱 가도다.
마인강변의 뷔츠부르크에서 남서쪽 퓌센까지 잇는 로맨틱가도는 독일과 이탈리아를 연결하는 중세의 교역로였다. 낭만 가득한 이름이 붙여져 있지만 예전에는‘ 로마로 가는 길’이었던 셈인데 그 길의 출발 포인트또한 바로 프랑크푸르트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로파 버스를 타면 버스는 뷔르츠부르크, 로덴부르크, 아우구스부르크 등 11개 도시를 거쳐 퓌센까지 주파한다. 가는 길 동안 차창에 머리를 기대면 로마시대부터 형성된도시의 윤곽을 낱낱이 엿볼 수 있다.
여행메모
둘러볼 곳 프랑크푸르트 건축박물관은 19, 20세기 건축물에 대한 전시공간으로 1984년 건립됐는데 박물관 거리에 들어서 있으며 아방가르풍의 외관이 이채롭다. 오페라하우스는1880년 파리의 오페라 극장을 모티브로 건축된 르네상스풍의 아름다운건물로 2차대전때 소실된 뒤 시민들이 자발적인 헌금으로 복원됐다.
기타정보 프랑크푸르트의 전철은 에스반, 유반, 스트라센반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도시 외곽에서 도심을 연결하는 원거리 전철이 에스반이라면 스트라센반은 도심내에서 이용되는 트램쯤 된다.
유반은 도심 지하철의 성격이 짙다. 전철 티켓 역시 1일 자유이용권, 5인용 이용권, 단거리 티켓, 시간 연장티켓 등 종류가 다양하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유람선이 오가는 마인강변 정취.
프랑크푸르트의 골목길.
마인강변 카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