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쓰야 주교, 3·1운동 100주년 담화
“과거 침략 식민지배 역사 직시를”
기독교 이어 화해 움직임 앞장 주목
한국과 일본 사이에 과거사 사죄와 보상을 둘러싼 긴장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본 기독교계가 화해의 움직임을 앞장서 실천하고 있다. 지난달 일본 개신교 목회자와 교인들이 3.1운동 당시 일본 경찰이 주민을 학살한 제암리교회를 찾아 사죄한데 이어서 이번에는 일본 천주교계가 남북 분단의 책임을 일본이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일본 천주교계가 일본의 침략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며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가쓰야 주교의 담화문은 “올해 3월1일은 일본 천주교회도 역사를 직시하고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인들의 평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를 다시 물어야 하는 날”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 천주교회는 일제강점기 한국 천주교회에 크게 관여했고, 신자들이 일본의 침략 전쟁에 협력하도록 촉구한 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게다가 1945년 해방 이후 한국전쟁과 남북분단의 근원에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의 침략 정책이라는 역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가쓰야 주교는 한국과 일본의 긴장 관계와 관련해 “한일 천주교인들은 같은 평화의 복음으로 모인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형제자매로서 과거 일본의 가해 역사를 직시하며, 문화·종교 등 시민에 의한 다양한 교류를 돈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100년 전 조선의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사람들, 그리고 현재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응답”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지난달 3·1운동 100주년 기념 담화에서 신자들의 독립운동 참여 금지, 일제 침략 전쟁에 참여와 신사참배 권고 등 한국 천주교회의 과거 잘못을 언급하며 사과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지난 2017년 부산에서 열린 위안부 수요집회에 일본인 나카이 준 신부가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