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 사명감은 높지만
개인선택 정죄에 반감
“신앙 증거 훈련 않고
천막교회 구태 여전”
밀레니얼 세대는 1981년부터 96년 사이에 출생한 20대와 30대 청년층을 일컫는다. 베이비붐 세대(1946~64년생)가 은퇴기에 접어들면서 뒤를 잇는 가장 큰 인구 집단이다. X세대(1965~80년생)가 두 세대 중간에 자리잡고 있지만 규모나 디지털 친숙도, 미래 영향력 등에서 초점은 ‘영 파워’ 밀레니얼 세대에 맞춰진다.
교회의 미래도 당연히 밀레니얼 세대의 동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각종 조사나 연구, 교회의 사역이 밀레니얼 세대에 집중되는 까닭이다.
바나 리서치는 최근 밀레니얼 세대의 전도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기독교인의 절반이 ‘전도가 잘 못돼 가고 있다’는 불만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신앙이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믿으며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젊은 크리스천이다. 밀레니얼 세대 기독교인들은 스스로 ‘신앙을 대표하는 전도자’라는 사명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무려 47%가 ‘교회의 전도가 잘 못 됐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들 밀레니얼 크리스천의 특징 중의 하나는 바로 ‘전도에 대한 사명감’이 다른 어느 세대보다 높다는 점이다. 무려 96%가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것이 크리스천 신앙’이라고 고백하고 있으며, 73%는 ‘믿음을 나누는 일에 스스로 은사가 있다’고 여기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바나 리서치의 이전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2013년 조사에서 밀레니얼 세대 기독교인들은 3분2가 ‘바로 전년도에 한 번 이상 복음을 나눠 본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다른 세대에서는 이렇게 답변한 크니스천이 절반 정도에 머물렀을 뿐이다.
성경에 대한 자세도 여느 세대보다 진지하다. 2016년 조사에 의하면 밀레니얼 세대 기독교인의 87%가 일주일에 몇 번씩 성경을 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다른 어느 세대보다 신실한 모습을 보이는 밀레니얼 세대 교인들이 ‘전도가 잘 못 됐다’고 비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나 그룹의 데이빗 킨너맨 회장은 ‘개인의 선택을 정죄하는 행태에 대한 반감’을 지목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정죄에 대한 반감이 X세대보다 두 배나 많다는 것이다. 또 베이비붐 세대와 노년층 세대보다는 4배가 높다.
킨너맨 회장은 “이제 전도는 단순히 구원을 못 받은 사람을 구원하는 게 아니라, 성경이 신뢰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고 예수는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되새겨 주는 게 전도라는 인식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서 크리스티애너티 투데이(CT)는 청년 작가인 빌 할로웰이 올린 트위터 글을 소개하면서 젊은 크리스천을 위한 사역을 전면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할로웰은 트위터를 통해 “밀레니얼 세대의 한 명으로서 말하건대, 우리가 신앙을 배우고 전하도록 준비시키는데 교회는 확실히 실패했다”며 “그 결과, 세속주의는 중요한 매 순간마다 우리를 맹폭격하며 문화적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밝혔다.
CT는 자신의 종교를 ‘무교’라고 밝히는 인구가 25%를 차지하는 세태에서 젊은 세대가 크리스천이 되길 바라는 기대 자체가 어려운 판이 됐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리더들은 ‘신앙적이며 헌신적인 교회에 출석하는 밀레니얼 세대’만 바라보면서 세상의 근저를 이루는 ‘문화로서 기독교’에 대한 시각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 전역의 교인수 1,000명 이상의 대형교회 가운데 담임목사가 32세 미만인 경우가 24곳이 넘는다면서 밀레니얼 세대의 성장 추세를 전했다. 하지만 교회는 여전히 ‘천막 교회의 부흥’ 같은 과거의 답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해나 그로노스키 제너레이션 디스팅트 대표의 말을 통해 “전도가 급변하는 시대와 도시 중심의 세상을 따라잡지 못하고, 아무 연관성이나 가치도 없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과 구식 학교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