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이민 축소를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현 이민정책과는 반대로 합법이민을 확대하는 정책 선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국정연설을 통해 합법이민 확대 가능성을 시사해 이 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0일 월스트릿 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축소를 골자로 한 기존의 합법이민 정책 기조가 변화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취업비자’ 또는 ‘취업 이민’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국정연설에서 언급한 합법이민 확대 시사 발언에 주목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합법이민은 수많은 방식으로 미국을 풍요롭게 하고 우리 사회를 강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며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들어오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가장 많은 숫자(in the largest number)가 들어오길 바란다”는 예정에 없던 ‘애드립’을 덧붙여 합법이민 정책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다음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낮은 실업률을 언급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밝혀 이민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기까지 했다.
월스트릿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련의 이민확대 시사 발언이 정책변화 가능성에 대한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또, 신문은 프랜시스 시스나 USCIS 국장이 최근 한 기업인 모임에서 ‘L-1(주재원 비자) 허용 범위 확대’를 시사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맥이 닿아 있다며 주재원 비자 허용 확대와 ‘취업비자 배우자’(H-4) 취업 허용 등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는 전문직 취업비자(H-1B)프로그램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수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행정부의 합법이민 정책이 달라지기 보다는 극히 제한적으로 일부 프로그램에서 규제가 완화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