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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조 헌금, 의무인가? 믿음의 결단인가?

지역뉴스 | 종교 | 2019-02-02 18:18:26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데이브 램지 목사 "십일조 설교 중단" 파장

“교인들 부채 해결이 교회 선행과제 ” 주장

총소득이든 실제소득이든 기준선택은 자유

새해 들어 첫 달이 지난 시점을 맞아 신앙생활에 흔들림을 겪는 기독교인들이 눈에 띈다. 바로 새해부터 작정한 십일조 헌금을 떼야 하는 첫 달치 월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빠듯한 살림살이로 인해 대부분은 십일조 헌금이 부담스럽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나님과의 약속이라 여기고 잠깐의 유혹을 떨쳐내 보지만 이런 생각마저도 죄책감으로 다가온다. 이런 가운데 교계 한 목사가 ‘교회는 십일조 설교를 중단하라’고 외쳐 눈길을 끌고 있다. 관련 발언의 배경 등을 짚어본다.

■십일조란? 

우선 십일조의 정의를 살펴보면 소득의 10%를 바치는 것으로 자유롭게 금액을 정할 수 있는 일반 헌금과는 구별된다. 개신교는 레위기 27장30절을 근거로 하나님의 것을 돌려 드리는 의미를 강조하고 있으며 구약 시대에는 주로 구제 목적으로 사용했다. 십일조가 구약 시대의 개념이라며 신약 시대 이후로는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대립된 주장도 있다.  

십일조는 개신교만의 개념이 아니다. 천주교도 신자의 의무 중 하나로 십일조와 유사한 교무금을 납부해야 하며 특히 몰몬교는 십일조를 하지 않으면 성전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십일조를 철저하게 걷는 교파로 유명하다. 

■ 부채 해결이 우선?

교회의 십일조 설교 중단 필요성을 대놓고 외친 인물은 데이브 램지 목사다. 기독교적 개념에 기초한 재정관리 교육을 오랜 기간 이어오면서 저서와 교재 출판 및 라디오쇼도 진행하고 있다.

램지 목사는 최근 남침례교 컨퍼런스 연례모임에서 연설하며 목회자들은 빚에 쪼들려 살아가는 성도들을 향해 ‘십일조를 내라’며 강요 섞인 설교를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십일조 설교를 하기에 앞서 교인들이 부채의 늪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것이 교회가 선행해야 할 과제라는 주장이 골자다. 가난한 성도들이 성서적인 차원에서 부채를 해결해 나가고 재정계획을 올바로 세우도록 돕지 않은 채 십일조 납부 의무만을 강조하는 설교를 계속한다면 대부분의 성도들은 ‘나중에 형편이 나아지면 하겠다’는 생각만 앞서 설교를 회피하려 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십일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설교의 우선순위가 잘못이라는 지적이 크다. 실제로 램지 목사를 비롯해 미국에서는 교회를 중심으로 금전관리 교육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램지 목사만 하더라도 그간 5만개 이상의 교회에 관련 프로그램을 보급했고 해당 교회들은 파산 위기에 직면했거나 부채를 떠안은 성도들을 성실히 도왔다. 부채에서 해방된 성도들은 굳이 십일조 설교를 듣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헌금을 내는 공통의 결과물도 성공적으로 얻어냈다. 

■ 무엇이 문제인가?

미국 교회는 물론 한인 교회들도 교회 살림을 운영함에 있어 십일조 헌금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십일조 설교의 상당 부분이 ‘종교적인 행위’만을 강조하는 잔소리 설교로 흐를 위험이 다분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한인 교회에서는 십일조를 많이 할수록 믿음이 강한 성도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강하고 십일조를 해야 복을 받는다는 식에 치중하기 십상이어서 이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만만치 않다. 마치 신년운세를 점친 후 무언가를 하거나 하지 않으면 큰 어려움을 겪거나 복을 받는다고 믿게 만드는 무속신앙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십일조만 강요하면 성도들의 거부감이 커지고 교회도 공동체보다는 종교기관의 성격만 강해지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경고도 심심찮게 나온다. 

■ 성서적 금전관리란? 

램지 목사 역시 수백만 달러의 자산가로 성공했지만 불과 20대 후반에 파산한 경험을 지녔다. 금융학 전공자답게 관련 자격증도 여러 개 소유한 전문가이지만 인생의 달고 쓴 맛을 뼈저리게 느끼는 과정에서 하나님을 제대로 만난 이후로는 이전과 다른 차원의 금전관리 능력을 키워갔다고 고백한다. 하나님의 말씀이 들어오면서 자신의 인생 궤도가 완벽히 변화했다는 것. 

성경이 ‘돈’에 대해 가르치는 바에 따라 하나님의 방식대로 돈 문제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무언가를 바라면서 헌금하는 의무감을 떨쳐내고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사랑이 앞선 동기가 우선시 되었다는 설명이다. 램지 목사는 십일조 헌금이 우리의 삶 속에 물질적인 돈이 아닌 ‘하나님’이 최우선 순위임을 보여주는 믿음의 결단이자 사랑의 표현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어떻게 헌금하나?

십일조를 할 때 세금 전 총소득에서 제할지 세금 후 실제소득을 기준으로 해야 할지도 늘 고민스런 부분이다. 일부에서는 헌금을 세금공제 받으면 의미가 퇴색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램지 목사는 세금공제 받는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총소득이든 실제소득이든 기준 선택은 각자의 몫이며 순수한 순종의 의미로 헌금을 한다는 자체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어떠한 이유로든 십일조를 중단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소득의 90%만으로 살아가기 어렵다면 100%를 모두 손에 쥐어도 마찬가지이기에 더더욱 금전관리 계획과 교육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는 것. 

무엇보다 현대인들의 재정 위기는 이혼과 가정불화 등 가정의 뿌리를 흔들 수 있는 만큼 성도들이 재정위기를 해결하도록 교회가 돕는 것은 개인은 물론 가정을 살리는 길이고 이를 토대로 교회가 사는 길이며 외부인의 유입으로 성도가 늘어나 복음을 전파하는 또 다른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4명 중 3명은 십일조도 화끈하게…최대 20%까지”

■십일조하는 미국인 특성 조사 

미국 기독교인들은 과연 십일조 생활을 얼마나 성실히 하고 있을까? 

‘처치 디벨럽먼트’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십일조를 하는 미국인은 전체 기독교인의 5%에 불과했다. 나머지 중 80%는 소득의 2%만 헌금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여러 기독단체 후원으로 ‘맥시멈 제너러시티’가 가장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소득의 최소 10% 이상을 십일조로 헌금하는 미국인 가운데 77%는 무려 11%에서 최대 20%까지도 헌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십일조를 하는 4,413명의 다양한 특성을 5년간 합산 분석한 것으로 이중 70%는 실제소득(Net)이 아닌 세금을 떼기 전의 총소득(Gross Income)을 기준으로 헌금할 비율을 계산했다. 또한 63%는 이미 10대와 20대 시절부터 십일조를 생활화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십일조를 하는 교인들은 그렇지 않은 교인보다 부채 비율이 낮았다. 80%는 신용카드 부채가 전무했고 74%는 자동차 융자 상환금도 없었다. 반면 십일조를 하지 않는 교인 중에는 신용카드 부채가 없는 경우가 불과 13%, 자동차 융자 부채가 남은 경우도 60%로 큰 대비를 보였다. 

십일조를 하지 않거나 못하는 대표적인 이유로는 재정능력 부족(38%), 부채가 많아서(33%), 배우자가 십일조 헌금에 동의하지 않아서(18%) 등의 순이었다.<이정은 기자>

십일조 헌금,  의무인가? 믿음의 결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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