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법원의 진보적 결정에 힘입어 한 여성이 힌두교에서 신성시하는 '금녀의 산' 정상에 처음 올랐다.
16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38살의 여성 단야 사날은 인도 남부 케랄라 주에서 두 번째로 높은 아가스티야쿠담 산의 정상을 밟았다. 여성으로는 처음 이 산에 오른 사날은 "지형이 매우 험난해 강인한 체력을 요했다"면서도 다행히 등반 과정에서 자신을 막는 주민은 없었다고 말했다.
1,868m 높이의 이 산은 힌두교의 독신주의 성자인 '아가스티야'와 관련돼 그간 지역 부족민들이 여성의 출입을 금해왔다.
그러나 여성 단체의 탄원에 지난해 11월 인도 대법원은 성별 때문에 입산을 금지할 수 없으며 여성도 등정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당시 이 산의 고원지대에 사는 부족민들은 판결이 종교적 믿음과 배치된다며 반발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날의 등정 소식에 탄원서를 냈던 여성 단체의 회원인 디브야 디바카란은 "케랄라 주의 성차별 종식을 위해 한 걸음 내딛었다"고 환영했다. 현지 산림 관련 공무원은 현재 100명이 넘는 여성이 이 산을 오르기 위해 등록한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