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게는 80~90%까지 달해
한인들 기피현상 두드러져
“계산 때 한국말 점차 사라져”
계산대 다툼 줄어… 이점도
“언제부터인가 한인 캐셔를 보기가 힘드네요. 그나마 계산하면서 몇 마디 한국말 대화도 했었는데…”
애틀랜타 한인마켓에서 한인 캐셔의 빈 자리를 히스패닉이나 베트남 등 타인종이 채워나가고 있다. 한인마켓 가서 한국말을 쓸 일이 점점 더 없어지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인마켓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인마켓 캐셔 자리를 히스패닉 등 타인종들이 채워 나가는 속도가 최근 들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인마켓 캐셔 중 타인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적게는 60%에서 많게는 9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H마트와 아씨, 시온 마켓은 대략 60% 내지 70%정도 그리고 남대문(둘루스점)은 90% 정도로 파악됐다. 3~4년 전만 해도 최소 60~70%가 한인들로 채워졌던 점을 비교하면 캐셔 직종의 한인 대 타인종 비율은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인마켓에서 한인 캐셔와 가벼운 농담을 주고 받던 모습이 사라져 안타깝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영어가 서툰 한인들은 타인종 캐셔가 대세를 자리잡은 한인마켓 상황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50대의 한인여성은 “영어가 서툴다 보니 어떤 경우에는 계산대에 한인 캐셔가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게 된다”며 “한국말을 사용할 수 있다는 안정감 때문에 줄이 길어도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셔 직종의 한인들의 수가 줄어드는 현상 이면에는 힘든 노동강도도 한몫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다 보니 마켓에서 일하기보다 팁을 받을 수 있는 요식업계로 전직하는 한인들이 많다고 한 마켓 관계자는 전했다. 둘루스의 한 마켓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한인 캐셔를 구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인 캐셔가 줄어드는 것이 한인마켓 입장에서 반드시 부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인들과 캐셔 사이에 다툼이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한 한인마켓 매니저는 “타인종 캐셔에게는 영어를 사용해야 하는 제약 때문에 캐셔에게 고함을 지르거나 욕설을 퍼붓는 사례들이 많이 줄었다”며 “그런 점에서 마켓 입장에선 타인종 캐시어를 선호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우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