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기도 호흡기 감염 감기‘후비루’밤에 더 심해
쌕쌕거리는 숨소리 없는 만성‘기침 변이형 천식’
위식도 역류·만성 기관지염·고혈압 약 등 다양
아주 오래 가는 기침, 원인은 뭘까?
기침은 호흡기에서 가래, 세균이나 바이러스, 이물질을 내보내어 폐를 감염과 염증으로부터 보호하는 우리 몸의 자연스런 방어기전이다. 감기나 폐렴 같은 급성 질환, 꽃가루 앨러지 등은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기침을 유발하나 수일에서 2~3주 정도 지속된다. 그러나 오래가는 만성 기침은 3~8주 이상 또는 몇 달 이상 오래 지속될 수 있다.
하버드 의대에서 제공하는 건강의학 정보 사이트(www.health.harvard.edu)에 따르면 흡연은 만성 기침의 주요 원인이다. 빠르던 늦던 대개의 흡연자는 만성 ‘흡연자 기침’을 달고 살게 되며, 또한 기관지염, 폐기종, 폐렴, 심지어 폐암까지 심각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 비흡연자라면 만성 기침을 오래 해도 대개는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기침이 오래 가면 정확한 진단을 받고 기침이 더 지속되기 전에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야만 한다. 만성 기침의 원인은 많으나, 후비루, 천식, 위식도 역류질환(GERD), 만성 기관지염, 고혈압 치료제 ACE억제제 사용 등이 주요 원인들로 이 중 후비루, 천식, 위식도 역류질환이 한 가지만 발병하거나 복합적으로 함께 발병하기도 한다. 하버드 의대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통해 만성 기침의 주요 원인에 대해 알아본다.
#후비루(상기도 기침증후군)
코를 통해 폐로 가는 공기가 조절된다. 코는 차가운 공기를 따뜻하게 하며 건조한 공기에 수분을 더하며, 이물질 입자를 제거하기도 한다. 비강 점막은 이런 일들을 수행하기 위해 따뜻하고 수분기가 있으며 촉촉한 점액을 생산한다. 그러나 바이러스, 앨러지, 부비동염, 더러운 이물질 분자 등은 점액을 자극하며 많이 분비되면서 코 뒤로 넘어가면 인후 신경을 자극해 기침을 유발한다.
코 자체가 비염 증상 때문에 후비루 증상이 나타나거나 혹은 바이러스 성 상기도 호흡기 감염(감기) 때문에 나타나기도 한다.
후비루로 인한 기침은 특히 밤에 더 심하다. 치료는 처음에는 의사 처방이 필요없는 코막힘 치료제(decongestant)나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한다.
뜨거운 물에 샤워해서 스팀을 들이 마시면서 증상을 완화하거나 혹은 전용 도구를 이용한 코 세척, 코 스프레이(saline nose sprays) 등도 도움될 수 있다. 코막힘 약이나 집에서 할 수 있는 증상 완화법을 써도 나아지지 않으면 후비루가 아닐 수도 있다. 한편 의사 처방 없이 구입한 코막힘 약이나 코 스프레이에 페닐에프린(phenylephrine)이나 옥시메타졸린(oxymetazoline)이 들어 있으면 1~2일은 사용해도 되나, 장기간 사용하면 오히려 코 점막을 자극해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수 있다. 주치의에게 스테로이드가 들어 있는 ‘비코나즈’(Beconase AQ), ‘나사코트’(Nasacort AQ) 등 처방에 대해 문의한다.
#천식
천식은 재채기나 호흡할 때 쌕쌕거리거나 거침 숨소리가 나는 증상이 대표적이나, 만성적이고 마른 기침만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지속적이고 마른 기침만 나는 증상은 특히 밤에 더 심한데, ‘기침 변이형 천식’이라 한다. 천식 증상은 기관지 경련으로 나타나는데, 기관지가 꽃가루나 집안 먼지, 먼지 진드기 등 앨러겐, 찬 공기, 자극적인 냄새, 담배 연기, 매연, 감기, 운동 등 여러 자극 물질로 인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거나 붓는 증세 및 염증이 생겨 콧물이 많이 나고, 호흡이 거칠고, 마른 기침을 하게 된다.
기침 변이형 천식은 진단이 쉽지 않다. 폐기능 검사를 통해 진단을 확인하게 된다. 또한 천식 치료에 대한 반응이 달라지는 것으로도 기침 변이형 천식인지를 알 수 있다. 천식에는 주로 기관지 확장제 스프레이인 알부테롤(Proventil, Ventoline 등)이 처방되나 잘 듣지 않으면 의사는 스테로이드 흡입제 ‘플로벤트’(Flovent), ‘아즈마코트’(Azmacort), ‘플미코트’(Pulmicort) 등을 추가적으로 처방하게 된다. 만성 기침이 천식으로 인한 것으로 의심되면 의사에게 좀더 정확한 진단을 위한 검사를 요청하거나 치료법에 대해 문의한다.
#위식도 역류질환
위산과 음식물이 역류하는 증상으로 식사를 할 때나 트림을 할 때만 열려야 하는 밸브 기능을 하는 식도괄약근이 여러 원인에 의해 아무 때나 열리고 느슨해지는 등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식도에 자극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바로 가슴이 답답하고 속쓰림(heartburn). 그러나 속쓰림과 속이 아픈 증상 없이 기침으로도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단되는 경우들이 있다. 위산이 하부 식도 신경을 자극해 속이 쓰리거나 아픈 것 없이 기침이 유발되는데, 위식도 역류질환자의 약 3분의 1 가량은 속쓰림 없이 기침만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증상, 후두염 재발, 원인이 분명치 않은 목감기 등이 나타난다.
#만성 기관지염
기관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것은 주로 담배 흡연자 또는 높은 수준의 산업 대기 오염물질에 장기간 노출된 경우에 발생한다.
기관지 확장증은 만성 감염에 의해 기관지 벽이 손상을 입어 기관지가 탄력을 잃고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상태다. 기관지의 만성적 염증이나 기관지 확장증은 과도한 점액을 생성해 만성 기침을 유발한다. 또 이런 증상들은 COPD(만성 폐쇄성 폐질환)증상들의 일부다. 흡연자는 흡연을 중단해야 하며, 대기 오염 역시 피해야 한다. 또한 만성 기관지염이 있는 환자들은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의사는 COPD 악화라고도 한다. 기침은 훨씬 심해지며 점액 및 가래가 두껍고 색도 진해진다. COPD 악화는 급격히 호흡증상이 나빠지며 열도 나기도 한다. 항생제, 경구 스테로이드(대개 프레드니손) 치료가 함께 이뤄진다.
#고혈압 ACE 억제제
고혈압과 심부전증, 심근경색에 쓰이는 약물 종류인 ‘안지오텐신 변화효소 억제제’(ACE Inhibitors) 역시 마른 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경우는 다른 주요 원인들에 비해서는 흔한 것은 아니다.
‘안지오텐신 변화효소 억제제’ 중에 바소텍(Vasotec), 프린빌(Prinivil), 제스트릴(Zestrill) 등은 부작용으로 마른 기침 증상을 유발한다. ACE 억제제를 사용하는 20%에게 마른 기침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치의와 상담해 다른 약물로 바꿔 본다.
■오랜 기침과 함께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간다.
-고열이나 지속되는 열이 함께 동반되는 경우
-가래를 너무 많이 분비할 때
-피가 섞인 기침을 할 때
-호흡 곤란
-체중 감소, 식욕부진, 힘이 없고 피로가 심할 때
-식은땀
-기침 자체가 원인이 아닌 가슴 통증
-쌕쌕 거리는 거친 숨소리
<정이온 객원기자>
기침이 오래 지속되면 정확한 원인을 찾도록 한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