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산 목재와 중국산 원자재 값 껑충
업자들“견적, 이전보다 20~30% 뛸 듯”
홍수피해자 대부분 보험 없어 고통가중
허리케인 플로렌스로 인한 홍수가 빠지면서 재건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관세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주택소유주들과 건설업자들은 추가비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주택건설업자들과 건축업자들은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자연재해 후 의례 뒤따르는 자재 가격 인상을 더욱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목재, 철강, 알루미늄 같은 자재에 더해 미국은 지난 주 2,0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물품에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카운터탑과 가구들, 그리고 석고 등이 포함돼 있다.
모두를 다 합할 경우 비용은 관세 이전보다 20~30% 늘어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추산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주택건설업자협회 앨런 뱅크스 회장은 “높은 건축비용을 통해 우리는 관세정책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여파는 목재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목재 가격은 이미 1년 전 보다 40%s나 오른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캐나다산 연목재에 20% 관새를 부과했으며 공급부족은 가격을 더욱 부추겼다. 건설업자들은 올 초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씩 부과된 관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허리케인 이전에도 건설업자인 스킵 그린은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교사용 아파트 건설 프로젝트를 중단한 상태였다. 그는 앞으로 원자재 가격이 더욱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린은 “단기적으로 우리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궁극적으로 겪을 만한 가치가 있었던 고통이었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약 30명의 종업원이 있는 그린의 회사는 당분간 바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주택 소유주들과 비즈니스뿐 아니라 연방정부 프로젝트들을 맡아서 해왔다
그린은 홍수피해를 복구하는데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우리는 비용을 보험회사들에 청구할 생각이지만 그럴 경우 프리미엄이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 프로젝트의 경우 “나와 같은 납세자들이 부담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분 피해가 강풍이 아닌 호우에 의해 발생한 가운데 보험회사들은 복구비용의 일부분만을 감당하려 둘 것이다. 표준주택보험은 홍수피해를 제외하고 있으며 캐롤라이나 수백만 가구들 가운데 단 33만5,000가구만이 전국홍수보험에 의해 커버되고 있을 뿐이다.
그린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비용을 감당한 능력이 가장 적은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블루칼라에 낮은 지대에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홍수보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적다, 이것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와의 목재 수입을 둘러싼 무역 갈등은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목재업계는 캐나다 정부가 목재산업을 지원함으로써 높은 생산량을 유지토록 하는 방식으로 미국 목재 기격을 압박해 왔다고 주장한다.
주택건설업자들은 미국 내 목재 생산량이 수요의 3분의 2 정도 밖에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비춰볼 때 관세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전국 주택건설업협회 회장인 제리 하워드는 “모든 관세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특히 목재 관세의 영향이 가장 크다”며 “목재는 단독주택 건설에 가장 많이 소요되는 원자재”라고 말했다.
미국 목재연맹 공동회장인 제이슨 브로슈는 성명을 통해 가격 인상 여파에 대한 우려를 반박했다. 성명은 “허리케인의 영향을 받은 주택들과 비즈니스를 복구하는데 필요한 목재를 공급할만한 충분한 능력이 있다”며 “미국 목재 생산업자들은 캐롤라이나 도시들과 커뮤니티들의 복구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자들은 지난주부터 부과되기 시작한 2,000억달러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관세를 감당하고 있다. 관세는 내년 1월 25%로 인상된다. 영향을 받는 물품 목록은 200페이지에 달하며 이 가운데는 플로어링과 가구, 세라믹 타일, 그리고 커튼 등에 사용되는 직물 등이 포함돼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채드 브라운은 “많은 경우 미국 기업들은 이런 물품들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다. 국내산업에 미치는 혜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는 허리케인 피해자들의 처해 있는 상황을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많은 미국인들처럼 건설업자들 역시 트럼프 무역정책에 대해 입장이 갈리고 있다. 일부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이익을 빼앗아가 비즈니스와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공감하면서도 그의 정책이 가격 인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낸다.
허리케인의피해가 가장 컸던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에 소재한 파라곤 건설 소유주인 밥 모건은 자신이 내는 견적의 유효기간은 두주라고 말한다. 가격이 너무 급속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모건은 “중국이 미국을 이용해왔다. 모든 이들이 더 높은 가격을 부담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을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과 관련해 언론이 트럼프를 너무 박하게 대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다른 업자들은 트럼프의 무역정책이 미국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3대째 건설업체를 운영해 오고 있는 찰스 윌슨은 미국이 무역역조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는 것을 옳지만 그 방식이 관세인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 인상이 가격 인상을 초래할 뿐 아니라 불확실성을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정부가 올 여름 관세를 부과하자 자재를 석영에서 화강암 카운터탑으로 바꿨다. 하지만 최근 중국산 관세품목에는 화강암 카운터탑이 포함됐다. 윌슨은 “고객들에게 매년 7~10% 정도의 가격인상을 각오하라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관세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역정책을 협상하는데 있어 올바른 도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리케인 플로렌스로 물에 잠긴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마을. <뉴욕타임스>
3대째 건설업을 해오고 있는 찰스 윌슨은 트럼프 관세로 카운터탑 등 건축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