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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호수는

지역뉴스 | | 2018-09-01 16:16:40

호수,행복한아침,김정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더위를 밀어내고 있는 하늘이 의외로이 청명하고 바람까지 가을정취로 은은히 드리워지는 날, 조지아 3대 호수 중 하나인 하트웰 호수가 자리잡고 있는 하트웰 주립공원을 찾았다. 도심에 가까운 레이니어 호수는 이민 초기부터 자주 찾았던 친숙함이 있고, 어거스타로 향하는 길목에서 만나지는 오코니 호수는 다양한 부대시설과 골프장까지 갖추고 수려한 경관을 뽐내고 있다. 한적한 호수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사우스케롤라이나 주 경계까지 한달음에 달려오게 만들었다. 하이웨이를 버리고 호젓한 시골길로 접어들자 드넓은 초원이 펼쳐지기도 하고 풀을 뜯는 소떼도 만나고 말목장을 지나며 유유한 드라이브를 즐기면서 하트웰 공원을 찾아들었다. 보트 선착장을 끼고있는 호수는 진녹색 물빛을 띠고 있었다. 호수 주변도로를  돌아 진흙과 자갈이 섞인 비포장 도로에 차를 세우고 한참을 걸어 호수 곁으로 다가간다. 햇살을 가렸다 흩어졌다하는 구름의 헤살에도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엷은 연빛이 드리워져있는 숲 그림자에 잔잔한 일렁임이 일고있다. 이런저런 잡다한 생각이 밀려들지 않아서 인지 호수만 묵묵히 바라보게 된다. 주변엔 새소리 조차 들리지 않고 오로지 움직이는 것은 구름의 흐름뿐 철저하고 외딴 고요의 여분과 호수의 풍경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세상과 별리된 것 같은 착각 속으로 빠져든다. 소란한 인적도, 호수를 누비는 보트의 흔적도, 붐비는 낚시꾼들도 눈에 띠이지 않는 호수라서, 절제된 고요를 찾기엔 제격의 어울림이다.

둘레가 232마일로 거대한 수량을 보유하고 있는 호수 댐 아래로 트레킹 코스가 마련되어 있어 왕복 약 3마일 정도로 조성된 산책로가 숲 길로 이어져있었다. 가을로 접어든 하늘이 호수에 비춰져서인지 호수가 얼마나 맑은 빛을 드러내는지. 갈대 사이로 보이는 호면은 한여름 더위쯤은 잊은 듯 하다. 군데군데 쉬어가는 피크닉 테이블이 놓여있어 낯선 방문객을 예우해주고 있다. 벤치에서 내려다본 호수는 숲과의 적합한 상응으로 어우러져 다사분주했던 마음을 맑은 물 속처럼 가라앉게 해준다. 바다 같은 호수라서 구름도 숲도 투명한 하늘도 모두 품고 있다. 일상에 지친 인생들의 부대낌을 넉넉하게 풀어줄 것 같다. 배 한척이 외홀로 낚시를 즐기고있는 그림같은 풍관이 일탈을 만끽할 만큼 명쾌함으로 총총히 이끌어 준다. 엷은 바람결 탓에 호면을 일구는 잔잔한 파문이 정겹다. 무상한 구름도 맑은 하늘도 정겹고 심신도 평안해진다. 계절 속을 흐르고 있는 자연의 속살을 만나게되면 자질구레한 일상에서 잠깐이라도 놓여나는 달뜬 마음의 외유가 오히려 지구의 태동을 느껴보려는 감성까지 탐하려하는 마냥 야릇한 쾌감까지도 즐기게 된다.

세월을 묵힌 호면에 잔물결이 일고, 달도 지나가고, 별도 솟아나고, 바람도 풀벌레 소리도 머물고 있다. 짙은 푸름에 잠긴 호수는 침묵의 오묘를 배우라 한다. 호수의 심오와 마주한 마음이라서 가없는 넓은 마음이 된다. 자연의 은택을 누리며 살아가는 인생들에게 자연의 품에서 태어나 자연과 어우러지다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임을 깨우침하라며 간곡한 당부를 하는 것 같다. 자연의 은택과 혜은과는 무관한듯 무심함으로 일관하는 삶도 있기 마련이긴 하지만 어쩌면 폐쇄적인 감성에 길들여진 불행을 안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런지. 거대한 자연의 사랑과 방대한 대 자연의 질서는 결코 외면할 수 없는 것이거늘. 자연과의 단절에 무개념인 삶들은 자연과의 교류에도 단절하려는 것은 아닐까하고 저어하게 된다. 

생성과 무한한 전개와 쉬지않고 흐르는 구름과 바람의 유희를 바라보고 있는 망중한이 한 없이 여유롭다. 하늘을 담아내고 호면에는 구름을 떠다니게 하고는 바다를 닮으려는 영원성을 향해 깊은 심호흡을 몰아쉬고 있을찌도 모를 일이다. 흐르지 못하는 출렁임을 무엇으로 풀어냈을까. 호수의 읊조림을 풀어낼 바람조차도 잔잔하기만 하다. 흘러가고 싶은 간절함의 허무가 엿보인다. 바람따라 흘러가고 싶은 호수의 꿈이 애잔하다. 시야가 시원하게 트인 호수 앞에 서게되자 왠지 격려를 받을 수 있을 것 같고, 순전한 삶이기를 진심으로 연모하게 된다. 절대자의 천지창조에서 자연을 먼저 만드시고 인간을 거하게 하신 깊으신 뜻의 불가해한 신비를 조금은 터득할 수 있을 것 같아 창조주를 향한 진심어린 지정이 애틋하게 우러난다. 마음을 다스리게되고 소망을 얻고 지친 영육을 든든히 세워갈 수 있음에 감사의 솟구침이 사모로 와 닿는다. 마음 속 호수에서 흐르지 못하고 고여있는 애증을 매마른 시간을 토해내듯 호수에 풀어두고 돌아가려 한다. 침묵으로 품어주는 호수의 담담함을 위로삼으며. 침묵은 시가 되고 음율이 되어 하늘을 닮아가고 종국엔 하늘을 품고 하늘과의 영원한 동행으로 이어가는 소박한 호수의 삶을 탐하면서 노을에 젖어드는 호수와 아듀를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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