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24일 전 세계 개봉
영화 ‘서칭’ 주연배우 '존 조'
“한인들은 꿈의 크기를 키워야 합니다. 이민자 부모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고 가르치지만 미국에 사는 우리는 큰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힘껏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오는 24일 영화 ‘서칭’(Searching) 개봉을 앞두고 만난 한인배우 존 조(46)가 한 말이다. 영화 ‘스타트렉’의 술루로 유명한 존 조는 올해로 연기인생 20년을 맞았다.
UC버클리를 졸업하고 단역 출연을 하다가 1998년 한인 크리스 챈 리 감독의 장편 ‘옐로우’(Yellow)로 데뷔했고 ‘운수대통’(BLT)와 ‘해롤드 앤 쿠마’ ‘스타트렉’ 시리즈 등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영화 ‘서칭’은 존 조가 주인공이기에 한인 가정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구글 크리에이티브 랩 출신의 아니시 차간티 감독은 “실리콘밸리에서 한인 가정들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시나리오 작업부터 존 조를 염두에 두었기에 한인 가정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소니픽처스가 배급하는 영화 ‘서칭’은 아침에 학교로 간 16세 딸 마고가 밤중 3통의 전화를 건 후 연락이 두절되면서 아버지 데이빗이 딸의 행방을 쫓는 심리 스릴러다. 페이스북, 구굴, 페이스타임, 유투브 등 현실에서 매일 접하는 모바일 화면, 컴퓨터 모니터가 스크린을 꽉 채우는 실험적인 작품으로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알프레드 슬론 상을 수상했다.
SNS상에서 딸의 흔적을 찾는 아버지 ‘데이빗’으로 열연한 존 조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독창적인 아이디어에 감탄했지만 웹캠과 모니터 앞에서만 연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출연을 꺼려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화 속 존 조는 멋있게 나오지 않는다. 모니터에 클로즈업된 얼굴만 스크린에 등장할 때도 많다. 그와 함께 딸의 행방을 쫓는 경관(데브라 메싱)이 등장하는 장면에서야 영화라는 느낌이 든다.
존 조는 “데브라 메싱과는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많음에도 촬영장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연기한 적이 없다. 웹캠이 있는 표식을 바라보고 혼자 연기를 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통적인 촬영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흥미진진한 영화로 완성되고 영화제마다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면서 요즘 청소년들의 문화에 다가선 느낌이 들었다”며 “SNS에 죽고 못하는 자녀가 있다면 추천하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하은선 기자>
영화 ‘서칭’에서 실종된 딸의 행방을 찾는 아버지로 열연하는 존 조(오른쪽)와 아니시 차간티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