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베테랑스 에듀
김형준 법무사팀
첫광고

기관내 삽관술, "노인환자에 효과 별로, 고통만 가중"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8-07-20 09:09:42

기관내 삽관술,노인,효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숨 가쁠 때 기관 절개해 튜브 넣는 시술

생명 구하지만 환자 3명 중 1명 병원 사망

80~84세 시술환자의 퇴원율 19%에 불과

죽음에 가까운 환자들이 숨이 차는 것 같은 고통스러운 증상을 보일 때 응급실에서 자주 시술하는 것이 기관을 절개해 튜브를 집어넣는 삽관술이다. 그러나 노인 환자의 경우 기관내삽관술이 효과는 별로 없이 고통만 가중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보스턴의 브리검 여성병원 응급 의사이며 연구원인 닥터 케이 우치는 응급실에서 삽관술을 받은 노인 환자들에 관한 연구에서 삽관술이 생명을 구하는 시술이긴 하지만 많은 경우 생명의 연장일 뿐 삶의 가치를 연장시킬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삽관 시술을 한 환자를 며칠 후에 찾아가보면 차도가 없고 의식도 없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고, 환자 가족이 “자기 같으면 이런 시술을 절대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응급실 의사로서 그는 삽관시술을 늘 시행해왔다. 환자를 마취시키고 목을 절개해 플라스틱 튜브를 집어넣은 다음 산소 호흡기에 연결시켜 대신 숨 쉬도록 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시술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환자나 가족에게 설명하는 일은 거의 해본 적이 없다.

그가 최근 미국 노인병학회 저널에 발표한 연구는 이에 관해 좀더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치 박사와 동료들이 65세 이상 성인 3만5,000명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262개 병원에서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삽관을 통한 기계적인 인공호흡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3분의 1은 병원에서 사망하는 것을 알게 됐다.

노인 환자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퇴원 통계다. 삽관 시술을 받은 환자 중에서 퇴원해 집으로 돌아간 사람은 4분의 1에 불과했다. 살아남은 사람의 63%는 집이 아닌 다른 곳, 짐작컨대 요양기관으로 보내졌다. 거기서 단기 재활을 거쳐 집으로 돌아갔는지, 장기투숙 환자로 남았는지 여부는 이번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다.

삽관술의 효과는 나이가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기록됐다. 시술 후 65~74세 환자는 31%가 입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80~84세의 노인들은 그 숫자가 19%로 떨어지고, 90세 이상에서는 14%로 줄어든다.

삽관술을 받은 모든 환자는 중환자실로 옮겨지고 계속 마취상태에 있게 된다. 삽관 상태가 매우 불편하기 때문이다. 만약 환자에게 의식이 있다면 기관절개 튜브와 영양 및 약물 공급 정맥주사를 다 빼버리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말을 할 수도 없다.

2015년 예일 대학의 한 연구는 중환자실 체류 전과 후의 노인(평균 83세)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중병을 앓기 전의 환자의 상태에 따라 1년 이내에 기능이 저하되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높았는데 삽관시술을 한 사람들은 중환자실의 다른 환자들보다 두배 이상의 사망률을 보였다. “대부분의 경우 나아지지 않는다”고 말한 닥터 우치는 결과를 예측하기란 어렵지만 많은 경우 더 악화된다고 전했다.

삽관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비침습적 호흡관리’라고 알려진 대체요법도 마찬가지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양방향의 기도 압력을 줄이는 바이팹 장치를 말한다. 

코와 입을 덮는 팽팽한 마스크도 특정 조건을 가진 환자들에게 튜브 삽관을 하는 것만큼 숨을 쉬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환자가 의식을 잃지 않고 있고, 물을 한 모금 마시거나 짧은 대화를 위해 마스크를 잠깐 뗄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메이요 클리닉의 연구원들이 이 기법에 대한 분석을 실시했을 때, 삽관을 하지 않고 비침습성 호흡관리를 택한 환자들에 관한 27개의 연구를 검토한 결과 대부분 생존해서 퇴원했다. 이들중 많은 사람이 중환자실에 들어가지 않고 일반 병동에서 치료받았다.

피츠버그 의과 대학의 의사이자 윤리학자인 더글러스 화이트 박사는 비침습성 호흡관리가 기계 인공호흡보다 우수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메이요의 연구에 포함된 대부분의 환자들도 1년 안에 사망했다. 하지만 바이팹을 임시 옵션을 사용함으로써 가족과 의사가 환자에게 삽관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주었다.

모두 당황해있는 응급실 환경에서는 환자의 예후와 소망에 대한 사려 깊은 논의를 하기 힘들다. 닥터 화이트의 2016년 연구에 따르면 의사와 가족은 중증환자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 서로 매우 다른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단지 가족들이 의사가 설명한 것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보다 심리적이고 감정적인 요소가 결정을 내리는데 방해가 되곤 한다. 말하자면 똑같은 상태의 환자 대부분이 죽는다 해도 나의 엄마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식의 낙관적 편견이다.

삽관술의 결과는 종종 의사가 예견할 수 있는 것이다. 심장 관련 질환(폐기종, 폐 암, 심부전)이 있거나 폐렴에 걸리기 쉬운 노인 환자나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의 말기 단계에 접어든 환자들은 큰 모험이 될 수 있다.

메이요 클리닉의 중환자 의사 마이클 윌슨은 인간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관을 삽입하기 전에 환자와 가족들에게 자신과 병원 직원들이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이런 상황에 있는 사람들은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회복되어 건강해질 수도 있지만 지금이 가족과 대화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삽관술을 준비하는 데는 대개 몇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그는 그동안 사람들이 서로 애정과 확신, 위로의 말을 나누도록 권유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환자의 마지막 말을 빼앗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닥터 윌슨은 중환자실에서 이 방법을 50번 정도 사용해왔는데 이런 시간에 환자와 가족들이 서로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거의 항상 “사랑해”와 “잘 나을거야”였다.

기관내 삽관술, "노인환자에 효과 별로, 고통만 가중"
기관내 삽관술, "노인환자에 효과 별로, 고통만 가중"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생활비 부담에…“병원치료 미루고 끼니까지 걸러”
생활비 부담에…“병원치료 미루고 끼니까지 걸러”

절반, 경제적 어려움 호소투잡 뛰고, 휴가 포기까지주택 소유주, 더 부담느껴  미국인들이 높은 주택 가격과 렌트비 부담으로 인한 생활비 부담에 필요한 병원치료를 미루고 끼니까지 거

“해외 영주권자 사회복무요원도 귀가여비 줘야”

권익위, 병무청에 제도개선 의견 전달 미국 등 해외 영주권을 보유한 상태에서 스스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사회복무요원에게도 현역 병사와 동일하게 소집해제 시 귀가 여비를 지급해야

“두경부암, 담배·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발생”
“두경부암, 담배·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발생”

두경부란 눈·뇌·귀·식도를 제외한 구강, 구인두, 후두, 하인두, 비인두, 갑상선, 침샘 등을 통칭한다. 특별한 징후 없이 목소리가 변하거나, 목의 통증, 입속 궤양이 3주 이상

잡음이 끊이지 않는‘개정 FAFSA’… 혼란 언제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는‘개정 FAFSA’… 혼란 언제까지

대학 입학 통보를 받았거나 이미 등록을 마친 수백만 명의 학생은 현재 학생 본인이 부담해야 할 최종 학비가 얼마나 될지 계산하느라 바쁠 것이다.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의 학자금 마

실명 주원인 당뇨망막병증, 10년 새 41.8% 증가
실명 주원인 당뇨망막병증, 10년 새 41.8% 증가

눈 망막은 사물을 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신경 막이다. 빛을 감지해 시각 정보를 시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해 색깔과 사물을 구별할 수 있게 한다. '당뇨망막병증(diabetic r

시도 때도 없이 복통·변비·설사 하는데…
시도 때도 없이 복통·변비·설사 하는데…

과민성대장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운동·휴식·지중해 식단 치료에 도움 <사진=Shutterstock>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대장의 기능성 질환 중 하나다. 생명을 위협하는

폐암처럼 5년 이내 50% 사망…‘심장 질환 종착역’
폐암처럼 5년 이내 50% 사망…‘심장 질환 종착역’

■ 심부전 심부전(heart failure)은 심장 기능이 떨어져 혈액이 온몸으로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숨 차고, 붓는 증상이 나타나고 반복적으로 입원하면서 삶의

25년 만에 짜장면보다 싸진 스타벅스 커피...이래도 '된장녀'라고 모독합니까?
25년 만에 짜장면보다 싸진 스타벅스 커피...이래도 '된장녀'라고 모독합니까?

스타벅스의 역사 ‘이용재의 식사’ 연재를 하며 여태껏 스타벅스의 역사를 다루지 않았다니. 필자인 내가 더 놀랐다. 스타벅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 및 카페 브랜드이기도 하지만

납세 증명서 없어도 OK…해외 이주 신고 편리해졌다
납세 증명서 없어도 OK…해외 이주 신고 편리해졌다

해외이주법 시행령·규칙동포청, 현실 맞게 개정 재외동포청(청장 이기철)은 결혼이나 취업 등으로 해외에 이주하려는 사람들이 편의를 높이기 위해 해외이주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현실에

한국 휴대폰 없어도 ‘본인 인증’
한국 휴대폰 없어도 ‘본인 인증’

10월중 비대면 신원확인 서비스 추진주민등록번호 있는 재외국민전자상거래 등 디지털서비스 이용 가능 오는 10월부터 한국 주민등록번호가 있는 재외국민은 한국 휴대전화가 없어도 전자상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