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민정책 탓 신청봇물
이민국 계류건수 73만건
오바마 정부 비교 87%↑
직장인 에드워드 박씨는 아침 저녁으로 틈만 나면 연방이민국 사이트에 접속하고 있다. 시민권을 신청한 지 1년 이 훌쩍 넘었는데 아직 인터뷰 일정을 통보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시민권을 취득했다는 지인으로부터 6개월도 안돼 시민권 선서를 했다는 얘기를 들은 후부터는 이민수속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불안해하며 시민권 신청을 한 것을 후회까지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시민권 신청 적체 현상이 심화되면서 시민권을 취득하는 데 2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NBC뉴스 보도에 따르면 2017년 12월말 기준으로 연방이민국에 계류된 시민권 신청(N-400) 케이스는 73만 여 건으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설 2015년 12월31일의 38만8.832건과 비교해 무려 87%가 급증했다.
이로 인해 통상적으로 시민권을 신청해 발급받기까지 6개월 정도 걸리던 시간이 최근들어서는 최장 20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시민권 신청 적체 건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놀란 이민자들의 귀화 신청이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2017회계연도에 접수된 시민권 신청은 1/4분기 23만 8,000여건, 2/4분기 28만 6,000여건, 3/4분기 25만여건 등으로 한 분기당 평균 25만 3,000여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나 통상적인 신청 건수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취업 영주권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면 인터뷰가 의무화되면서 이민국 직원들의 일손이 달리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민법 전문 주디 장 변호사는 “취업 이민 영주권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대면 인터뷰가 의무화되면서 시민권 수속이 더욱 늦춰지고 있다”면서“이민국 직원이 확충되지 않는 한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적체 현상 심화로 오는 11월 선거에 시민권을 받지 못한 이민자들이 투표를 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조슈아 호잇 ‘내셔널 파트너십 포 뉴 아메리칸스’ 사무총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합법 이민자들이 시민권을 취득해 투표에 참여할 수 없도록 제2의 장벽을 쌓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