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사용료 . 피로연 식사 비용 등
근사한 곳 피하고 알뜰하고 의미 있게
개인융자는 최후의 방법으로 고려
요즘 결혼 비용이 만만치 않다. 지역에 따라 수만달러 심지어는 10만 달러를 넘는 결혼도 있다. 문제는 결혼 비용을 어떻게 조달하느냐다. 돈을 모을 때까지 결혼을 미룰 수도 없다. 결국 비용의 일부를 부모들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친척, 또는 친구들에 의지하는 커플들이 많이 늘 수밖에 없다. 뉴욕 타임스는 요즘 하늘 높이 치솟고 있는 결혼식 비용을 조달하는 다양한 방법을 정리해 보도했다.
애리조나 투산의 리서치 회사인 ‘웨딩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미 전국 평균 결혼 비용은 2만6,029달러로 예상된다. 2017년 2만5,764달러보다 증가했다. 10년전에는 2만4,111달러 였다. 물론 대도시의 경우는 훨씬 더 많이 든다. 지난해 뉴욕지역의 평균 결혼비용은 3만9,948달러이며, 샌디에고는 3만5,742달러, 시카고는 2만9,846달러 였다.
럿거스 대학의 재정관리과 교수 겸 재정 플래너인 바바라 오닐은 “결혼 비용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누가 무엇을 낼 것인가이다. 이를 통해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은 자신들이 부담해야 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파악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닐 교수는 “이런 대화는 부모와 함께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결혼 날짜를 잡은 후에는 필요한 예산이 얼마인지 또 그동안 얼마를 저축해야 하는지를 계산해야 한다. 경비를 줄이거나 프리랜서로 일을 더해 수입을 더 끌어올려 저축을 늘리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
또 결혼 자금 마련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는 금물이다. 5년 이상 결혼 목표를 잡았다면 몰라도 그 이하라면 주식에 투자하는 것 보다는 만기 CD나 이자율이 높은 머니마켓 또는 저축성 예금 구좌를 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무엇보다 절약하는 습관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외에도 여러 결혼 업체의 가격을 비교해보고 또 원하는 업체와 결혼 비용을 협상하는 방법도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이다.
봄부터 초가을까지는 결혼이 많은 피크 시즌으로 분류되는데 이 기간을 피하는 것도 좋다. 비용이 가장 비싼 토요일 보다는 평일을 택할 수도 있고 자리에 앉아 음식을 받는 ‘싯다운 밀’(sit-down meal) 보다는 뷔페 스타일도 권한다. 결혼 케익은 2중으로 만들어 작은 상부 케익은 사진용으로 커팅할 때 사용하고 하부는 하객들 용으로 사용하면 통째로 만드는 케익보다 비용을 절약한다.
특히 결혼은 꼭 근사한 식장에서 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은 버려라.
보스톤에서 몇주전 결혼한 에릭 로버그(38)와 칼리 헐크(28) 커플은 고급 식장 대신, 케입 코드의 해변 앞 주택을 빌려 결혼식을 올렸다. 가족들도 머물 수 있고 식장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었다. 이들 부부는 또 술을 직접 구입해 하객들에게 서빙했고 음식은 부모가 담당해 절약했다. 재정 플래닝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로버그는 결혼 비용을 절약해 다른 재정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고 적극 권했다.
날짜를 연기할 수 없고 또 미루기도 원치 않는다거나 갑자기 결혼 결정을 하는 상황이라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비용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다.
■크레딧 카드
Credit Cards (Get the Perks, Repay Quickly)
한꺼번에 갚지 않고 매달 밸런스를 유지하는 습관이 있다면 결혼 비용을 크레딧 카드로 조달하는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크레딧 카드를 현명하게 사용한다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사기 방지를 제공하기도 하고 또 사용한 금액에 따라 보너스 또는 캐시백 리워즈도 준다.
예일 MBA프로그램에서 학업중인 크리스티나 와이트 CPA는 “절제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33세인 와이트 CPA는 2014년 카드로 결혼과 신혼여행 경비를 조달한 케이스. 남편과 각각 15~18개월 무이자로 빌려쓰는 카드를 사용해 총 5만 달러의 약혼, 결혼 비용을 모두 해결했고 이자율이 오르기 전 돈을 모아 모두 갚았다. 또 보너스 포인트를 이용해 몰디브 신혼 여행 경비 일부를 충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밸러스를 열심히 갚는 습관이 배어 있다면 몰라도 과도한 카드 사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그는 조언했다. 잘못하다가는 수십년에 걸쳐 돈을 갚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홈에퀴티론, 개인론, 401(k) 대출
소유한 집값이 올랐다면 에퀴티를 뽑아 결혼 비용을 낼 수도 있다. 하지만 대출 상환금을 체납한다면 집을 빼앗길 수도 있다. 또 융자에 묶여 대학 학자금이나 은퇴를 위한 장기 계획에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장점도 있다. 고정 금리로 목돈을 만들 수 있고 Heloc이라고 부르는 홈 에퀴티 라인오브 크레딧으로 사용해도 된다.
개인 대출처럼 고정 금리 또는 고정 페이먼트를 한다. 하지만 담보를 잡기 때문에 개인 대출이나 크레딧 카드보다 보통 이자율이 낮다. ‘뱅크레잇’에 따르면 요즘 홈에퀴티 융자는 5.56%, Heloc은 5.90%다. 그러나 클로징 코스트 또는 어카운트 관리비와 같은 기타 경비가 들기도 하고 세법이 바뀌어 이자는 더 이상 세금 공제를 받지 못한다.
은퇴 저축 플랜 401(k)에서 돈을 대출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스케줄대로 제 때 돈을 갚지 못하면 벌금과 세금을 내야 하며 은퇴 수입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저축성 생명보험에 쌓인 캐시 밸류를 빌릴 수 있지만 갚지 못하면 사망 보상금이 줄어든다.
■친구 가족 기부금
‘GoFundMe’나 ‘Indiegogo’와 같은 웹사이트를 통해 결혼 비용을 도네이션 받을 수 있다.
오닐 교수는 “요즘 세대는 왜 안돼? 라고 생각한다”면서 “신혼여행 등록을 포함해 이미 올라인 선물 등록 방법이 일반화 돼 있다. 연장 선상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Knot’s Newlywed Fund’ 또는 ‘WeddingWire’s NewlyWish Fund’ 와 같은 사이트를 통해서도 현금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현금 기부를 요청하느냐다. 오닐 교수는 자신의 경험담을 들어 “우리의 가장 큰 목표는 내집 마련을 위한 저축이다. 우리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달라 같이 솔직하게 요청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얼마전 재혼한 클립 에지(60)와 리스 하웰(58)은 이런 방법으로 지난해 100명의 하객을 초청한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더 이상 식기나 토스터기 같은 주방용기가 필요 없는 이들은 ‘GoFundMe’와 하객들로부터 1,690달러를 모금해 결혼 식사비 포함 리셉션 비용 4,000달러에 보탰다.
<김정섭 기자>
결혼 비용이 빠른 속도로 올라가면서 비용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커플이 많다. <Chiara Zarmati/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