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생들이 사회에 첫발을 딛는 때이다.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막상 졸업하고 나면 더 큰 일이 기다리고 있다. 자신이 인생에서 정말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에 맞는 직장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알아내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대학 졸업생들이 겪는 이런 어려움을 기회로 보고 이들이 사회인으로 안착하도록 돕는 새로운 업종이 등장하고 있다. 진로 컨설팅이다.
단순히 일자리 아니라
열정 갖고 일할 직업 찾도록
카운슬링하고 취업 안내
지난해 봄 노스캐롤라이나의 일론 대학을 졸업한 케이티 라이언은 전공 분야인 스포츠 관리학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집이 있는 워싱턴으로 돌아와 비영리기구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되면서 전공분야로 나가려던 처음의 계획은 막히고 말았다.
지난해 USC를 졸업한 앤디 머레이는 지난여름 승마 행사 기획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풀타임 직원으로 고용되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졸업을 얼마 남기지 않았을 때 돌연 그 회사가 LA에서 뉴욕으로 이사가 버렸다.
코네티컷, 그리니치에서 자란 알렉스 가파리는 지난 2014년 듀크 대학을 졸업하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 무작정 서부로 가서 배우의 조수로 일하게 되었다. 하지만 뉴욕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는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일자리를 찾느라 고심하던 이들 젊은이, 라이언과 머레이, 가파리가 찾아간 곳은 ‘기준치를 높여서(Raising the Bar)’라는 진로 컨설팅 회사였다. 얼루어, 럭키 등의 잡지 발행인으로 일했던 샌디 골린킨이 운영하는 회사이다. 골린킨은 잡지사를 이끌며 젊은이들을 200명 이상 채용한 경험을 토대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진로를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찾도록 코치해서 좋은 커리어로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외견상 현재 대학 졸업생들은 좋은 상황이다. 대학 졸업장을 가진 25세 이상 성인의 실업률은 지난 5월 2.0%이다. 연방 노동부 통계에 의하면 같은 연령층으로 고교 졸업 학력을 가진 경우 실업률은 3.9% ,고교 중퇴자의 실업률은 5.4%이다. 5월 현재 전반적 실업률은 3.8%로 18년래 최저수준이다.
그러나 이들 통계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 있다. 근로자들이 자신의 일자리의 질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지 일자리가 커리어로 이어지는 지 여부이다. 아울러 대학 졸업생들이 단순한 일자리가 아니라 의미 있는 일자리를 찾으려 할 때 느끼는 압박감까지 통계로 담아내지는 못한다.
골린킨은 이런 맥락에서 졸업생들을 돕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 20시간 컨설팅에 8,000달러, 시간 당 400달러이다.
“고객들과 함께 있는 매 순간, 나는 그들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무엇이 그들을 행동하게 만드는지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그들이 편안하게 자신의 강점에 말할 수 있게 할지에 대해 생각합니다. 스스로를 브랜드로 개발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 단계 단계 마다 내가 함께 합니다.”
그의 카운슬링은 첫 2시간, 고객을 파악하는 만남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나면 이력서 작성, 인터뷰 준비 과정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그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고객들이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그 일을 할 수 있을 지를 알아내도록 돕는 것이다. 젊은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이 마음에 두고 있는 일이 아닐 때는 특히 그러하다.
평생 승마를 해온 머레이는 자신이 기대했던 일자리가 사라지자 뭘 하고 싶은지 감을 잡지 못했다,
“내가 자부심을 느끼고 동기부여를 받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었다”고 그는 말한다. 그 기회가 갑자기 사라지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 정말로 혼란스러웠다. 내가 삶을 제대로 반듯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부끄러웠다.”고 그는 말한다.
그런 그에게 골린킨은 여러 다른 분야들을 소개하며 각 분야별로 한 가지 유형의 일자리를 알아보도록 도왔다. 그렇게 한 여름을 보내고 난 후 지난 가을 머레이는 드디어 밀큰 연구소 개발부에 취직해서 일을 시작했다. LA에 있는 비영리 싱크탱크이다. 모두가 골린킨이 이끌어 준 덕분이라고 그는 말한다.
골린킨의 컨설팅은 고객들이 스스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게 도와주는 것에 초점을 둔다.
하트포드에서 트리니티 칼리지를 졸업한 윌 폭스는 브루클린으로 이사해 한 테크놀로지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골린킨의 지도로 일자리를 찾은 것이었다. 그리고도 서로 연락을 계속 이어갔다. 몇 년 후 그가 정말로 자신을 고무시키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을 때, 골린킨은 다시 그를 도왔다.
“골린킨이 하는 일은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너를 정말로 흥분시킨 건 어느 부분이었니? 하고 묻는 것이지요.”
팍스의 엄마인 리비 딜레이나는 말한다. 부드럽게 그러면서도 꼼꼼히 파고들면서 질문을 해서 젊은이가 스스로 좋은 답을 이끌어내도록 하는 것이다.
딜레이나에 의하면 그의 아들은 요리하고 접대하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아들은 지금 요리학교에 가는 것을 고려 중이다. 골린킨의 인도 덕분이다.
그의 카운슬링이 대부분 젊은이들에게 너무 비싸다는 사실을 안 그는 저렴한 대안을 만들기로 했다. 진로 카운슬링 내용을 개괄적으로 보여주는 45분짜리 무료 비디오를 제작하고, 각각 89달러에 시청할 수 있는 5개 온라인 강좌를 제공하고 있다.
콜린킨이 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다면 핀스 베니벤토는 6년 전 코즈웨이 콜라보라티브(Causeway Collaborative)를 설립하고 한때 방황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카운슬링을 한다.
그 회사의 대표적 프로그램은 미래 계획(Futures Planning)이다. 고교 졸업에서부터 대학 이후까지 직업 준비, 카운슬링, 인생 설계 분야로 청년들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보통 3~4개월에 걸쳐 45~50번 만나면서 청년들의 진로 결정을 돕는다. 비용은 시간 당 200~235달러.
가격은 비싸지만 비용만 감당할 수 있다면 컨설팅은 가치가 있다고 젊은이들은 생각한다. 라이언은 콜린킨과 계약된 시간의 절반밖에 쓰지 않았지만 아깝지 않다. 원하는 직업을 찾았기 때문이다.
“내 친구들 대부분이 취직을 하고,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어요. 하지만 고민이 많아요. 나처럼 진로 지도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골린킨(가운데)이 워싱턴의 한 친구 집에서 모임을 이끌고 있다. 그는 젊은이들이 어떻게 하면 스스로를 브랜드로 개발할 수 있을지 돕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