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 견과류 섭취
면역체계에 역작용
증상 나타나면
즉시‘에피펜’주사
최근 수년간 아동 및 청소년 사이에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앨러지 쇼크 발생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 의료 보험 업체 블루 크로스 블루 쉴드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과 2016년 사이 급성 앨러지 쇼크인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가 발생한 18세 미만 환자의 숫자가 크게 늘었다.
이 기간 중 아나필락시스 발생으로 인해 병원 응급실을 찾은 18세 미만 환자의 비율은 2010년 1만 명당 약 1.4명에서 2016년 약 3.5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 중 약 47%는 땅콩과 같은 견과류나 씨앗 음식에 노출된 것이 앨러지 쇼크가 발생 원인이었고 나머지 약 53%는 알려지지 않는 원인에 의한 앨러지 쇼크가 발생했다. 블루 크로스 블루 쉴드는 18세 미만 보험 가입자 약 960만 명 중 앨러지 쇼크와 관련된 보험 청구 기록을 검토해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
아나필락시스는 대표적인 앨러지 쇼크 증상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급성 앨러지 반응이다. 땅콩을 먹거나 벌에 쏘였을 때처럼 앨러지 반응 원인에 노출될 때 즉시 발생하는 앨러지 반응으로 증상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아나필락시스는 앨러지 반응에 의해 우리 몸속 면역체계가 반대로 작용하는 증상이다. 면역체계 오작동으로 앨러지 증상을 일으키는 히스타민과 같은 화학 물질 분비가 급속도로 늘어나 기도 막힘에 의한 호흡 장애, 저혈압, 어지럼증, 구토, 입술과 혀가 붓는 증상 등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생리 변화가 발생한다.
앨러지 반응에 따른 심각한 증상은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주의하는 습관과 앨러지 반응 발생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 3월 앨러지 환자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해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 가이드라인 작성에 참여한 애나 볼러맨 시카고 의대 박사는 “심각한 앨러지 반응이 언제 발생할지 알 기 힘들다”라며 “집안에서는 앨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요인을 격리시키기 때문에 대부분 집 밖에서 앨러지 반응이 발생하는 편”이라고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주의를 당부했다.
따라서 자녀가 학교나 학원 등에서 앨러지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는 부모의 교육이 필요하다. 자녀가 앨러지 반응 발생 원인 등에 대해 철저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 또 앨러지 증상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앨러지 증상과 앨러지 발생 요인 등을 미리 설명하도록 하는 습관이 있어야 갑작스러운 앨러지 쇼크 발생을 막을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급성 앨러지 쇼크는 이미 앨러지 증상이 있거나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아동들에게 발생 위험이 더 높다. 경미한 정도라도 앨러지 쇼크 증상이 한 번이라도 발생한 아동은 재발 가능성이 높고 증상 정도 역시 더 심각해질 때가 많다. 볼러만 박사는 “아나필락시스 발생 기록이 있거나 심각한 앨러지 반응이 있는 아동의 경우 ‘에피펜’(EpiPen)과 같은 자가 주사 사용이 권유된다”라며 “에피펜을 휴대하는 앨러지 아동들에게는 사용 시기와 방법에 대한 교육도 함께 실시되어야 한다”라고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볼러만 박사에 따르면 앨러지 반응에 의해 입술이 붓는 증상, 메스꺼움과 기침을 동반한 두드러기 증상, 혀가 붓는 증상, 기도가 좁아져 호흡이 곤란한 증상, 어지럼증 등이 발생하면 에피펜 사용이 고려되는 경우다. 에피펜은 ‘에페네프린’(Epinephrine) 자가 주사로 급성 앨러지 쇼크 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용되는 응급 처치법이다. 에피펜을 사용한 뒤에도 앨러지 쇼크 증상이 지속되거나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응급실을 찾아 사후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앨러지 증상을 보이는 아동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앨러지 예방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앨러지 예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대표적인 음식 앨러지인 땅콩을 영아기 때부터 먹이면 커서 앨러지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설명됐다. 4~6개월 된 영아중 사전 검사를 통해 앨러지 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경우 땅콩을 갈아서 이유식 등 다른 음식에 섞여 먹이면 앨러지 발생 위험이 줄어든다.
<준 최 객원기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앨러지 쇼크 발생 소아 및 청소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앨러지 반응 응급 치료제인 에피펜의 모습.
<뉴욕 타임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