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콜라이 감염 실태
16개 주서 53건 발생
장출혈성 변종‘심각’
입원율 67%에 신부전도
■ 애리조나 유마 산만 문제?
늦가을~겨울 주 생산지
발병원인은 아직 불확실
■ 먹지 말아야 하는 것은
믹스드 그린 샐러드에
로메인 있는지 구분 못해
“무조건 피하라” 권고
■ 언제 다시 먹을 수 있나
가주 산 곧 출하예정
추가 발병케이스 관찰
CDC의 발표 기다려야
샐러드 수난시대다.
최근 미국 내 여러 주에서 잘게 썬
로메인 상추로 인한 E. 콜라이 감염
케이스가 늘어나자 연방 질병통제예방
센터(CDC)는 애리조나 유마 지역에서
재배된 모든 종류의 로메인 상추에 대한
경고를 확대했다.
4월20일 현재 16개 주에서 53건의
감염이 발병했는데 이것은 4월13일 이후
18건이 증가한 것이다. 다행히 아무도
죽지 않았지만 감염자의 70%는 입원
했고 몇 사람은 신부전증으로 발전했다.
CDC는 발병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애리조나 주의
유마(Yuma)에서 나온 것이라고 추측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지역 로메인 상추
중에 미리 썰어 봉지에 포장된 상추는
식품점에서든 식당에서든 사먹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봉지 샐러드는 겉봉에 생산지와
가공 처리된 지역이 명시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믹스드 그린 샐러드 한
봉지를 사면서 안에 로메인 상추가 들어
있는지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초록색
이파리 채소들은 모두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금까지의
감염 케이스의 대부분은 식당에서
발생한 것이다.
CDC는 샐러드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확실히 알 수 없다면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고,
컨수머 리포츠는 로메인 상추는
백에 든 것이든 아니든 무조건
모두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식당에서 샐러드를 시키면서 웨이터에게 로메인 상추의 원산지를 물어볼 수도
없는 일이고, 식료품점에서 파는 상추가 애리조나 유마 산인지 아닌지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으니 그냥 모든 로메인 상추를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얘기다.
이번 사건은 얼마나 심각한 것이며
우리는 언제쯤 다시 시저 샐러드를
안전하게 먹을 수 있을까?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해본다.
▲왜 애리조나인가?
현재 북미주의 식품점과 식당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봉지 포장된 로메인 상추는 북가주 살리나스 밸리에서 생산되는 것이다. 그러나 늦가을과 겨울에는 생산지가 애리조나주 유마로 옮겨가는데, 발병 시기를 고려할 때 이번에 감염된 상추는 유마에서 온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원인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는 확실치가 않다. 들판에 있는 소나 사슴, 야생돼지 같은 동물의 배설물이나 대장균에 오염된 물에서 유출된 것일 수도 있다. 좋은 소식은 이번 달부터 마켓에 나오는 봉지 로메인 상추는 대부분 캘리포니아에서 재배된 제품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아직도 유마 산 상추가 식품업계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언제 다시 봉지 로메인 상추를 먹을 수 있나?
상추는 유통 기한이 짧아서 이미 많은 상점은 선반에서 로메인 상추를 치워버렸다. 다행히 재배지가 바뀌는 시즌이어서 곧 가주 산이 나올 것이다. CDC에서는 아직도 매일 발병 케이스가 보고되고 있다며 CDC가 안전을 보장하기 전까지는 잘게 썬 로메인 상추를 먹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번 발병이 왜 심각한가?
대장균은 우리의 장, 환경, 음식 그리고 동물 어디에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이 특별한 변종, 시가 독소(Shiga toxin)를 생성하는 장출혈성 대장균 ‘이콜라이 O157:H7’는 위험하다.
증상은 하루에서 열흘 사이에 나타나며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심한 위경련, 피가 섞인 설사와 구토를 겪는다. 감염자의 중간 나이는 34세인데, 이것은 이 균이 건강하고 강한 사람들을 쓰러뜨린다는 뜻이다. 보통 이콜라이 감염의 입원율은 약 30%인데 비해 이 변종은 67%나 된다. 이미 5명이 신부전의 한 종류인 용혈성 요도증후군으로 발전했으며 이 수치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감염 발생 지역은 어디인가?
16개 주에서 발견되었으니 얼마나 널리 전국적으로 퍼졌는지를 알 수 있다. CDC 웹사이트에 목록이 나와 있는데 가장 많은 케이스는 펜실베니아(12)에서 보고됐고, 아이다호(10), 뉴저지(7), 몬태나(6) 및 애리조나(3)의 순이다. 뉴욕, 코네티컷, 오하이오, 미시간 주에는 각 2건의 케이스가 있었고, 알래스카,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루이지애나, 미주리, 버지니아 및 워싱턴 주에는 한 케이스가 보고됐다.
▲내가 먹는 녹색 채소에 로메인이 들어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
상추의 겉모양은 아이스버그는 둥글고 로메인은 길쭉한 모양이다. 그러나 잘게 썰어있으면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로메인은 씹을 때 좀 더 바삭하고 식감이 있으며, 시저 샐러드에 주재료로 사용되는 상추다.
▲왜 봉지에 든 것을 먹지 말라고 하는가?
CDC에 보고된 케이스들이 모두 가정이나 식당에서 백에 포장된 로메인 상추를 먹고 발병했기 때문이다. 유마에서 포장용으로 재배된 상추였으므로 CDC는 봉지 상추의 보급체계 어딘가에서 오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추를 씻으면 위험을 줄일 수 있을까?
대장균 세포는 몇 가닥만 있어도 감염되기 때문에 세척하면 위험이 줄긴 해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한다. 봉지 포장된 로메인 상추는 씻어도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버려야 한다.
그런데 미리 세척된 후(p-washed) 포장된 다른 종류의 상추들은 다시 세척하지 않는 것이 좋다. 조리대를 비롯한 주방 곳곳에 오염 원인이 산재해있으므로 오히려 씻으면 샐러드를 오염시킬 확률이 높아진다. 상추 한 포기를 준비할 때는 바깥 잎들을 떼버리고 안쪽 잎들을 씻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세척 방법은 무엇인가?
흐르는 물에 헹구는 것으로 충분하다. 과일 야채 세척을 위한 상품들이 있지만 물로만 씻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증거가 없다. 식초나 가벼운 표백제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식품안전 전문가들은 위험을 낮춘다는 증거가 없으며, 식품에 표백제 사용은 나쁘다고 말했다.
표면이 거친 과일 야채는 각별히 주의한다. 거친 표면에 병원균이 잡혀있기 쉬우므로 야채 세척용 브러시나 수세미로 닦고 브러시, 수세미를 세척해둔다. 파슬리, 실란트로, 라스베리, 멜론, 캔탈롭 등은 이콜라이 균에 취약하므로 주의한다.
전문가들은 또한 외식하는 것보다 집에서 식사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외식하면 식재료뿐만 아니라 조리과정, 요리법, 물, 위생상태 등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파머스 마켓에서 사는 녹색잎채소는 안전한가?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규모가 큰 재배자들이 작은 농장들보다 더 많은 규제를 받는다. 그런가 하면 작은 농장에서 나오는 것은 훨씬 적은 단계를 거쳐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정답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시저 샐러드의 주재료로 사용되는 로메인 상추. 잘게 썰어 백에 포장된 제품이 이콜라이 대장균에 오염돼 미 전국에서 수십명이 입원했다. <사진 Rikki Snyder/ NY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