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54세 연령대 13만달러 이상 최고
75세이상도 3만5천달러나 청산 못해
미국인들의 부채가 다시 늘어가기 시작했다. 부채란 모기지부터 학자금 융자, 자동차 대출, 그리고 크레딧카드와 기타 빚을 말한다. 미국인들의 부채는 지난 2008년 대공항 직전 최고점을 찍다가 이후 줄어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으로 경기가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부채는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해 전문가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이 보도한 미국인들의 부채 비율 기사를 정리했다. 뉴욕 연방준비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부채 총액은 지난해 13조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대공항이 막 시작됐던 지난 2008년 기록했던 2,800억 달러를 훨씬 추월한 수치다.
연방 준비제도는 소비자 재정 설문조사 데이트를 분석해 미국인들의 부채가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봤다. 또 어떤 부채에 편중돼 있는지, 또는 나이에 따라 부채 비율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도 알아봤다. 조사 결과는 예상대로 한창 일할 나이에는 가장 부채가 많았고 은퇴 연령에 다가갈수록 부채는 점차 줄어들었다.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은퇴 연령이 지났는데도 아직 상당한 부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모기지 부채가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노년의 모기지 부채가 꼭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많은 아니다. 이자에 따른 세금 감면도 받을 수 있고 또 부채 변재를 위해 은퇴를 늦춰 일을 오랫동안 하게 되므로 소셜 연금이 계속 불어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조사결과, 45~54세의 미국인들의 평균 부채는 13만4,000달러로 가장 높았다. 또 35~55세에는 부채가 조금 낮았지만 그래도 13만3,100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금액은 부채가 없는 사람들까지 포함시켜 평균을 낸 금액이므로 실제 부채를 가진 미국인들의 평균 금액은 훨씬 높게 나타날 것이다.
연령대별 부채를 살펴보면 ▲35세 미만 6만7,400달러 ▲35~44세 13만3,100달러 ▲45~54세 13만4,600달러 ▲55~64세 10만8,300달러 ▲65~74세 6만6,000달러 ▲75세 이상 3만4,500달러다.
존 살터 텍사스텍 재정계획과 교수는 예상했던 대로의 결과라며 “자녀가 생기고 또 자녀가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주다 보면 자연적으로 부채가 늘어나게 된다”면서 “가족이 생기면 더 큰집을 찾게 되고 또 자녀들을 위해 자동차를 구입하거나 대학 학자금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인들은 요즘 부채에 대해 큰 두려움을 갖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다소 우려섞인 분석을 내 놓았다. 물론 한창 왕성하게 일할 나이에는 직장에서 진급도 하게 될 것이고 또 그로인해 급여도 인상되면서 부채에 대한 부담 역시 줄어들게 된다.
■75세 이상 부채 우려
부채율은 75세 이상 연령대로 넘어가면 크게 줄어든다. 이들의 평균 부채는 3만5,000 달러로 대부분이 모기지다. 하지만 이정도의 부채 역시 전문가들은 우려섞인 시선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이들 나이에 5자리 숫자 부채는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론 로즈 웨스트켄터키대학 재정학 교수는 “예전 은퇴 세대보다 요즘 은퇴자들은 더 많은 부채를 떠안은 채 은퇴하고 있다”면서 “이전에는 대부분 은퇴 이전에 30년 모기지를 이미 다 갚아 버렸다”면서 “이들 이전 세대들은 홈 에퀴티를 이용한 라인오브크레딧과 기타 재정 옵션을 결코 사용하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부채를 모두 갚으면 은퇴 생활에서 현금 유통이 원활해 부담 없이 재정 상태를 유지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특히 지금 젊은 세대는 앞으로 현재의 60대나 70대와 비교해 더 많은 부채를 가지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연령별 채무 분포
빚을 지지 않는 사람들을 빼고 남은 연령별 총 부채 금액은 35세 이후 급격히 증가한다. 그런데 은퇴에 가까워질수록 그 감소하는 속도는 매우 느리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소비 습관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교육비 대출, 자동차 융자, 크레딧카드 밸런스는 모든 빚이 있는 연령대에서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예를 들어 자동차 융자를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도 자동차를 구입할 때 융자를 받게 되므로 자동차 융자금액은 나이가 들었다고 해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자동차 대출 부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은 35~44세에 가장 커 전체의 절반 가까운 44%에 달했다. 비율은 13.7%로 급격히 줄어든다.
▲교육비 부채
교육비 부채, 즉 학자금 융자 역시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학자금 평균 부채 잔고는 75세가 될 때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략 3만2,900달러에서 3만7,000달러 선이다. 35세 미만의 45%는 학자금 부채를 가지고 있다.
▲기타부채
앞서 설명한 교육비, 모기지, 자동차 등과 크게 구별되는 부분이 기타 부채 항목이다.
특히 75세 이상자의 기타 부채 항목이 특히 눈에 띈다. 연방 데이터에 따르면 연금이나 생명보험에서 대출을 받는 융자 등을 포함한 이 기타 부채는 75세 이상 연령대의 1.5%를 차지한다.
▲투자용 부동산 부채
미국인들의 투자용 주택 또는 부동산 부채는 전 연령대에서 10%의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런 부채는 결코 나쁜 부채로 볼 수는 없다. 미래를 위한 투자이므로 특히 권장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투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연령별 부채 분석
젊은층 학자금, 노년층은 모기지 부담
보통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35세 미만의 나이에는 평균 6만7,000달러 정도의 부채를 갖게 된다. 이정도 부채는 65~74세 연령층의 6만6,000달러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들 연령대는 가장 왕성하게 일을 해 돈을 버는 나이에서 다소 벗어나 있고 또 자녀 양육에서도 아직 여유가 있거나 이미 장성해 별다른 비용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그룹의 부채 종류를 비교해보면 매우 다른 점을 찾을 수 있다. 35세 미만 세대주들의 부채는 대부분 교육비, 즉 대학 학자금과 관계가 있다. 특히 요즘은 교육비용이 올라 재정지원을 신청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자연히 학자금 대출 금액도 늘어나고 있다. 비슷한 나이대의 예전 세대들은 경험해보지 못한 부채들이다.
이들을 우리는 밀레니얼 세대라고 부르는데 이들 세대의 학자금 부채는 평균 1만4,800달러다.
반면 65~74세 연령대의 가장 큰 부채는 역시 부동산과 관련돼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주거지가 아니라 휴가용이나 투자용으로 마련한 세컨홈이나 부동산이라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와의 부채 종류가 전혀 다름을 알 수있다.
<김정섭 기자>
지난해 미국인들의 부채 총액은 무려 13조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삽화 Rory Kurtz/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