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노부모 재혼하면 자녀들은“유산 어찌 되나” 걱정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8-04-06 10:10:23

노부모,재혼,자년,유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65세 이상 절반이 재혼 

종종 재산문제 대두에

아예‘동거’ 선택하기도

캘리포니아, 샌클레멘티에 사는 크리스와 티나 아나스타시오 부부는 13년 간 데이트를 하다가 지난해 결혼했다. 크리스는 84세, 티나는 77세. 이들 부부는 최근 큰 추세가 되고 있는 재혼의 한 전형이다. 노년의 재혼이다. 

그런데 이들 커플이 재혼한다고 하자 모두가 기뻐한 것은 아니었다. 앞서 두 번 결혼했다가 두 번 이혼한 크리스의 설명이다.

“티나가 자녀들에게 결혼 이야기를 하니까 막내딸이 우려를 표했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시면 엄마의 집을 누가 차지할 건가 하는 문제이지요.” 이혼이나 사별로 혼자 살던 노년층이 아직도 살 날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결혼을 하려고 하면 종종 등장하는 이슈이다. 

퓨 리서치 센터의 지난 2014년 재혼 관련 보고서에 의하면 55세 이상 연령층의 재혼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과거 결혼 경험이 있는 55세에서 64세 인구 집단 중 67%가 재혼을 했다. 지난 1960년의 55%에서 껑충 뛰어 오른 수치이다. 65세 이상 노년층 중에서는 50%가 재혼을 함으로써 1960년의 34%와 크게 비교가 된다. 

퓨 리서치의 이 보고서를 작성한 선임 연구원 그레첸 리빙스톤은 이같이 재혼이 늘어나는 이유가 기대수명 증가와 상관이 있는 것으로 본다. 

“살 날이 아직도 많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그 남은 시간을 여한이 없이 잘 살고 싶은 겁니다.”

하지만 노년의 커플이 재혼해서 여한이 없이 살려면 결혼하기 전 각자의 재정계획을 꼼꼼하게 살피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 

노년에 재혼을 하면 금전 문제가 삶의 질에 상당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국 노년 법 변호사회의 하이먼 달링 회장은 말한다. 대단히 까다로운 문제이자 때로는 어려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돈 문제로 마찰이 생기지 않게 미리 계획을 세우라는 조언에 재혼을 포기한 커플이 여럿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인생 말년에 다시 결혼을 함으로써 파생될 수 있는 위험으로는 상황에 따라 메디케이드, 소셜시큐리티 연금 같은 정부 베니핏을 잃는 것이다. 소득세나 재산세가 올라갈 수도 있고, 은퇴연금이나 이혼수당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더 심각하게는 결혼 서약서에 서명을 함으로써 새 배우자의 부채를 떠안게 될 수도 있다. 장기 의료비용 문제도 나오고 그 비용의 법적 책임이 새 배우자에게로 돌아갈 것인지의 문제도 등장한다. 

달링 회장과 관련법 전문 변호사인 리나 길렌에 따르면 노년의 남녀가 결혼을 생각할 때 가장 신경이 쓰이는 문제는 무엇보다도 성인 자녀들에게 미칠 영향이다. 

“노년의 커플들이 결혼하지 않고 싱글로 남기로 결정하는 보편적인 이유는 재산을 자기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어서입니다. 성인자녀들은 유산에 대한 기대가 있을 것이고,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새 배우자가 생기면 여러 민감한 사안들이 생기는 것이지요”라고 길렌은 말한다. 그는 지난해 ‘동거: 결혼하지 않은 커플을 위한 법적 안내서’라는 책을 펴냈다.

이런 문제에 관해서는 아나스타시오 부부가 산 증인이다. 걱정하는 딸에게 부인은 새 남편 크리스가 자기 재산에 아무런 관심도 없고 자신보다 오래 살 것이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안심을 시켰다. 그런데도 딸은 믿지 않는 눈치이다. 

아나스타시오 부부가 결혼을 하기로 한 것은 사랑 때문만은 아니다. 실용성 때문이기도 했다. 부인 티나는 영국인이다. 결혼하기 전 티나가 미국을 방문하면 무비자로 3개월 체류가 전부였다. 이들이 아무리 여행을 즐긴다 해도 그렇게 자주 오고 가야 하는 것은 여간 큰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었다. 

“우리 나이에 수도 없이 공항에서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게 그렇게 즐거운 일은 아니지요.”

이들은 조촐한 결혼식을 하면서 변호사나 재산 설계사와 사전에 상의를 하지 않았다. 그것이 딸을 불편하게 했을 것으로 그들은 인정한다. 크리스는 말한다.

“우리는 어디가나 항상 부부로 대접을 받았어요. 그러면서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우리가 결혼하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티나의 딸을 만족시켜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 말입니다.”

부부는 뭔가를 문서로 남길 생각을 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무슨 일이 생기든지 티나의 것은 티나 것이고 내 것은 내 것일뿐 서로 섞지 않는다”는 걸 써두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이제 우리는 우리를 걱정할 때이지 자식 걱정할 때가 아니라고 마음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문서로 작성해 둘 계획입니다.”

하지만 결혼하고 난 후에 하기로 결정했다. 길렌의 설명은 이렇다.

“커플이 법적으로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살다가 유언장 없이 한 사람이 죽으면 일반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파트너는 아무 것도 상속받지 않습니다. 재산은 혈연관계의 가족들에게 돌아가고 자녀가 일순위입니다.”

길렌에 의하면 아나스타시오 부부처럼 노년에 재혼하는 커플들은 반드시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가장 전형적 절차는 부부가 각자의 유언장과 혼전계약에 서명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성인자녀들의 유산이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다고 안심을 할 수가 있다.

노년의 커플들이 결혼을 함으로써 얻는 혜택으로는 우선 살림을 합침으로써 금전적으로 절약을 할 수가 있다. 그리고 사는 주에 따라 부부 소득으로 보고하면 세금이 낮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재혼으로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다. 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07년에서 2016년 사이 50세 이상 커플 중 결혼하지 않고 동거만 하는 숫자가 75% 늘었는데,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런 커플 중 하나로 워싱턴 DC에 사는 존 야너와 쇼운 바즈너가 있다. 둘 다 67세로 이혼한 야흐너와 바즈너는 지난 2014년 매치.컴에서 만났다. 그리고 2년 전부터 결혼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야흐너는 세쌍둥이를 둔 아버지로 아메리칸 대학 강사이다, 그는 영적인 의식으로 결혼할뿐 법적 결혼은 하지 않겠다면서 “28달러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농담을 한다.

바즈너는 두 아들의 엄마이자 예술가이고 보석 디자이너이다. 그는 자기 이름을 딴 사업체가 있는데 법적으로 결혼을 하면 그 재산에 대해 야흐너가 권리를 가질 수가 있다.

“우리 아이들이 물려받을 유산과 관련해서 걱정을 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남자친구 여자친구 보다는 깊은 사이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지난해 성공회 신부인 친구 앞에서 결혼서약을 했다. 하지만 법적으로 묶이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 결과 이들은 서로에게 단순한 사이 이상의 특별함을 갖는 한편 자녀들의 미래를 보호한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자녀들이 안도했음은 물론이다. 그들이 받을 유산에 대해서만은 아니다. 부부가 잠깐 살다 말 사이가 아니라 오래 같이 지낼 관계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한 것이다.

노부모 재혼하면 자녀들은“유산 어찌 되나” 걱정
노부모 재혼하면 자녀들은“유산 어찌 되나” 걱정

13년 간 데이트 하다가 지난해 결혼한 크리스와 티나 아나스타시오 부부. 80대 중반의 크리스와 70대 후반의 티나가 재혼하자 티나의 딸은 엄마의 재산을 걱정하고 있다.                    <Joyce Kim - 뉴욕타임스>

노부모 재혼하면 자녀들은“유산 어찌 되나” 걱정
노부모 재혼하면 자녀들은“유산 어찌 되나” 걱정

결혼 서약은 했지만 법적 결혼은 하지 않은 존 야너와 쇼운 바즈너. 재산권 문제들이 대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은 같이 살 뿐 법적으로 묶이지 않기로 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비즈니스 포커스] 이바돔, 추위 잊는 뜨끈한 감자탕 전문점
[비즈니스 포커스] 이바돔, 추위 잊는 뜨끈한 감자탕 전문점

감자탕 전골·뼈구이 등 선보여'황제 우거지탕' $9.99… 그랜드오픈 스페셜 외식계의 강자 이바돔이 둘루스에 상륙했다. 최근 한파로 인해 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바돔이 뜨

〈포토뉴스〉 WALEC, 벤 쿠 커미셔너 명예고문 위촉
〈포토뉴스〉 WALEC, 벤 쿠 커미셔너 명예고문 위촉

세계아시안 사법기관 자문위원회(WALEC, 회장 민정기)는 지난 7일 귀넷카운티 커미셔너위원회 금년 첫 미팅에서 벤 쿠 귀넷 제2지구 커미셔너에게 명예고문 위촉장을 수여했다. 이날

여성경제인협회 '트럼프 시대 경제' 특강
여성경제인협회 '트럼프 시대 경제' 특강

18일 오후 6:30, 1818 클럽하인혁 교수 경제특강 예정 애틀랜타 한인여성경제인협회(회장 김순애)는 오는 1월 18일(목) 오후 6시 30분 둘루스 1818클럽에서 새해 첫

미주한상총연, 대한상의·이노비즈협회와 업무협약
미주한상총연, 대한상의·이노비즈협회와 업무협약

CES 2025 현장에서 MOU 체결한국기업 미국진출에 상호협력 미주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회장 이경철)는 8일 ‘CES 소비자 가전박람회 2025’가 열리는 라스베이커스 컨벤션센

한국 ‘여권 파워’ 세계 3위…192곳 무비자 입국
한국 ‘여권 파워’ 세계 3위…192곳 무비자 입국

프랑스·독일 등과 공동 3위…싱가포르 1위 인천국제공항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여권으로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나라가 192곳에 달해 '여권 파워'가 세계 3위를 기

장 건강에 좋은 ‘차전차피’… 심혈관·혈당 효능도
장 건강에 좋은 ‘차전차피’… 심혈관·혈당 효능도

■워싱턴포스트 ‘전문의에게 물어보세요’질경이 씨앗 껍질의 수용성 섬유질 성분콜레스테롤 낮추고 변비·설사 완화 도움<사진=Shutterstock> 현대사회에서 건강에 대한

트럼프, LA산불에 캘리포니아 주지사 책임론… “모든 게 뉴섬 탓”
트럼프, LA산불에 캘리포니아 주지사 책임론… “모든 게 뉴섬 탓”

물고기 보호 위한 캘리포니아 북부 삼각주의 물공급 제한 비난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측 “’물 복원 선언’ 같은 문서는 없어…순전한 허구” 반박 이튼서 발생한 산불로 불에 타는

JJ에듀, 예비 고교생 및 학부모 세미나
JJ에듀, 예비 고교생 및 학부모 세미나

18일 오전 11시 세미나 실시 대학입시 전문학원 JJ 에듀케이션은 오는 1월 18일(토) 오전 11시, 예비 고등학생과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

켐프 주지사 ‘주 비상사태’ 선포
켐프 주지사 ‘주 비상사태’ 선포

GEMA,주운영센터 지휘“주민 외출 자제”당부도  브라이언 켐프(사진) 주지사가 9일 오전 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선포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한 이번 주 비상사태는 14일까지 유효하

카터 전 대통령 국장 엄수…바이든 "권력남용에 맞서야" 추도
카터 전 대통령 국장 엄수…바이든 "권력남용에 맞서야" 추도

트럼프·오바마 등 전·현 대통령 5명 모두 한자리…이례적 '화합' 평가카터 손자 "인기 없을 때도 원칙 고수"…조지아 고향서 부인 옆에 영면 카터 전 대통령 국가 장례식[워싱턴 로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