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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앨러지 고통에 왕따 괴롭힘까지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8-03-02 10:10:31

음식,앨러지,왕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캔사스주의 조그만 시골 도시 스탁턴에서는 브리짓 스타벅의 12살짜리 아들이 심한 음식 앨러지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최근 학교에서 한 학생이 아들의 얼굴에 나초 치즈 크림을 바르며 괴롭혔던 사건이 일어났다. 앨러지 반응을 보기 위해 장난을 친 것이었는데 다행히도 그날 아들에게 앨러지 반응은 일어나지 않았다. 

 네바다 주 리노의 베로니카 시마노프스키도 음식 앨러지로 고생하는 유치원생 자녀를 두고 있는데 얼마 전 비슷한 괴롭힘을 당했다. 음식 앨러지 학생들만 앉는 점심 식사 테이블에 다른 남학생 2명이 와서 과자를 얼굴 앞에서 흔들며 심한 괴롭힘을 주었다고 한다. 유치원생 자녀는 너무 겁이 나서 갑작스러운 앨러지 쇼크 발생 시 사용하는 ‘에피펜’(EpiPen) 주사를 사용하려고 했을 정도였다. 

 음식 앨러지 자녀를 둔 한 아버지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자녀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 사연을 올렸다. 심각한 땅콩 앨러지가 있는 것을 아는 학생들이 땅콩 잼 샌드위치를 자녀 앞에 가져와서 ‘진짜 죽는지 한번 실험해보자’라며 위협을 가했다고 한다. 

음식 앨러지를 겪는 아동들은 앨러지를 인한 고통과 함께 이처럼 친구들로부터 받는 괴롭힘 때문에 더욱 힘들어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동 영화에서 음식 앨러지 환자를 대상으로 한 괴롭힘을 미화한 장면까지 등장해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개봉된 영화 피터 래빗의 한 장면에서 토끼들이 음식 앨러지가 있는 사람을 향해 ‘과민성 쇼크’(Anaphylactic)를 일으키기 위해 블랙베리를 마구 던지는 장면이다. 배급사인 소니 픽쳐스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영화가 음식 앨러지로 고통받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괴롭힘을 조장한다고 항의하는 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음식 앨러지로 고통받는 아동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 괴롭힘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음식 앨러지 아동을 괴롭힌 동료 학생들에게 중범죄가 판결이 내려지는 등 법적 처벌이 강화되고 있어 부모들의 교육이 중요하다. 

현재 미국에는 약 590만 명의 아동이 음식 앨러지 환자인 것으로 추산된다. 아동 13명 중 1명꼴로 음식 앨러지로 인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음식 앨러지 아동 3명 중 1명은 앨러지 증상과 관련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호소했다.

 괴롭힘의 대부분은 같은 학교 친구나 동급생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고 때로는 어른의 부주의한 언급이 앨러지 아동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한다. 괴롭힘을 당한 피해 학생 중 상당수는 집에 와서 부모에게 괴롭힘을 당한 사실을 숨기기 때문에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한 조사에서 부모 등 성인이 괴롭힘을 해결하기 위해 나설 경우 효과적으로 해결될 때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피해 학생들은 부모에게 반드시 피해 사실을 알려 2차 피해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음식 앨러지로 인해 괴롭힘 피해를 입은 학생 중 절반 이상은 앨러지 반응 유발 물질과 강제로 접촉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에게 앨러지 유발 물질을 던지거나 얼굴 앞에서 흔들고 또는 음식물에 집어넣는 방법으로 괴롭혔다. 대부분의 괴롭힘은 말로 놀리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앨러지 학생들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다. 

가해 학생이 나쁜 의도 없이 단순히 장난삼아 한 행위라도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제2의 피해자를 막기 위한 부모나 학교 측의 교육이 절실하다. 

 펜실베니아주의 한 지역에서는 14세 소녀가 음식 앨러지 학생을 괴롭힌 혐의로 지난달 가중 폭행죄 선고를 받았다. 가해 학생은 피해 학생이 파인애플 앨러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손에 파인애플을 바르고 피해 학생과 ‘하이 파이브’를 한 혐의다. 피해 학생은 하이 파이브 후 심각한 앨러지 반응을 일으켰고 2명의 다른 학생에게는 공모 혐의로 처벌이 내려졌다. 

 지난해 8월에도 센트럴 미시건 대학의 한 학생이 음식 앨러지 학생을 괴롭힌 혐의를 인정, 공갈 폭행죄가 선고됐다. 가해 학생은 땅콩 앨러지 쇼크로 의식을 잃은 피해 학생의 얼굴에 땅콩 잼을 바른 혐의다. 이 밖에도 고객이 앨러지 사실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음식에 앨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재료를 넣은 여러 식당들도 피해 소송을 당한 바 있다.

                       <준 최 객원기자>

음식물 앨러지 고통에 왕따 괴롭힘까지
음식물 앨러지 고통에 왕따 괴롭힘까지

음식 앨러지 아동에게 괴롭힘을 가한 학생들에게 최근 무거운 처벌이 내려지고 있다. 

                                                                   사진은‘괴롭힘 예방’ 행사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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