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비자 취득규모 반토막
심사 케이스 4건 중 1건 탈락
유학생, 미국기업 취업 어려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인 반이민 정책으로 고학력, 숙련 한인 유학생 인재들이 설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전문직 취업비자(H-1B) 심사가 까다로워져 탈락률이 2배 이상 급등하면서 비자 승인률이 급락한 까닭이다.<관련기사 4면>
최근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이 공개한 2017회계연도 H-1B 비자처리 자료에 따르면 한해동안 심사가 완료된 전체 케이스 가운데 약 27%정도가 기각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마지막해였던 2016회계연도 기각률 13%에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보충서류 요청(RFE) 또한 46.6%로 지난해 27.2%와 비교해 두배 이상 증가했고 깐깐한 심사기준으로 인해 비자 탈락률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민변호사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RFE는 급증한 반면 승인율이 급락했고, 심사 기준도 지난해보다 엄격해져 처리시간 또한 대폭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예전에는 당연하게 승인됐던 케이스들이 올해 들어서는 거부되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인도와 중국이 전문직 비자를 싹쓸이하면서 한국 등 대부분의 국가 출신 유학생들이 H-1B 비자 취득에 난관을 겪고 있다. 2007년도 동기 8,562명에 비해 2017회계년도에는 H-1B 비자를 취득한 한국인은 4,328명이 불과해 거의 반으로 줄었다. 그러나 인도와 중국 H-1B비자 취득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졸업을 앞두고 구직에 나선 조지아텍 학생회 이모씨는 "H-1B 심사가 까다로워지자 각 기업들이 유학생 고용을 꺼려하는 분위기"라며 "한국기업으로 취직이 안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신분문제 등으로 유학생 고용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씨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난 후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 기업에 취직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으며, 한인 유학생도 많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지역 이민변호사들은 "H-1B비자가 아니더라도 E-2, O-1비자 등 대안들이 있다"며 "신분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차선책도 고려해볼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이인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