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 플러싱 먹자골목의 롱아일랜드레일로드(LIRR) 역사의 한인 증오낙서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지난 15일 처음으로 증오낙서가 발견된 이후 닷새가 지났지만해결되기는 커녕 갈수록 한인과 아시안을 혐오하는 낙서들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아시안 성적 비하 내용까지 등장하는 등 강도가 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MTA 당국이 매일 아침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낙서를 제거하고 나면, 곧바로 그 다음날 보란 듯이 역사가 인종혐오 낙서로 뒤덮이는 일도 반복되며 멈추지 않고 있다.
실제 20일 오전 머레이힐 역사 맨하탄 방면 플랫폼에 설치된 역사 광고판과 역명 표지판은 ‘한국인은 당장 떠나라(Korean out Now)’, ‘아시안,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Asians go home) 등 한인과 아시안을 증오하는 낙서로 또다시 훼손됐다. 특히 전날까지만 해도 1개의 광고판과 역명 표지판에 집중되던 낙서는 바로 옆에 설치된 또 다른 광고판 2개에까지 추가되면서 마치 플랫폼 역사 광고판들이 인종혐오 낙서로 도배질을 한 듯 더럽혀졌다.
더구나 영화 전문채널 ‘스타즈’(STARZ) 광고판의 경우 아시안 남성과 여성의 성기 등과 관련된 노골적 성적 묘사까지 담긴 혐오 낙서들로 채워지면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MTA 측과 먹자골목상인번영회 관계자들은 낙서의 필체가 유사하다는 점과 매번 오전에 새로운 낙서가 발견되고 있다는 점으로 미뤄 이른 새벽 동일인에 의해 반복적으로 저질러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LIRR 머레이힐 역사에 제대로 된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아 아직까지 용의자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뉴욕한인학부모협회는 오는 22일 지역 정치인, 한인주민 및 상인들과 함께 다시 한번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MTA측에 신속한 감시카메라 설치 및 MTA 경찰의 24시간 상주 등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토비앤 스타비스키 뉴욕주상원의원과 론김 뉴욕주하원의원, 피터 구 뉴욕시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은 이에 앞서 지난 18일 오웬 모나한 MTA 경찰국장에게 서한을 보내 범인 색출에 만전을 기해줄 것으로 요청한 상태이다.
이와 관련 MTA의 한 관계자는 “범인은 인적이 드문 오전 5시께나 이전에 인종비하 낙서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범인 검거를 위해 빠른 시일내에 카메라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도 이번 한인 및 아시안 증오낙서 사태가 실시간으로 퍼지며, 일반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최희은 기자>
아시안에 대한 성적 비하 낙서까지 등장한 플러싱 머레이힐 LIRR역사에서 20일 오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MTA 직원이 낙서를 제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