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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냐 “해피 할러데이”냐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7-12-22 09: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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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90% “크리스마스 지킨다” 응답

55%“종교 행사” 33%“문화적 할러데이”

퓨 리서치“갈수록 세속적 명절화 경향” 

 

 

매년 이맘 때 미국의 연중행사가 되어버린 ‘크리스마스 전쟁(War on Christmas)’의 투사들이 곱씹어 볼만한 새로운 데이터가 나왔다. 이번 주 발표된 퓨 리서치 센터의 서베이 결과다. 

‘크리스마스 전쟁’이란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기독교의 종교적 명절이므로 비기독교인들을 고려해 이 무렵의 대표적 인사말인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할러데이’를 사용해야 하며 공공장소에서 아기 예수 탄생 장식물 등을 제거해야 한다는 측과 종교 자유의 침해라며 반격하는 측이 해마다 벌이는 논쟁을 말한다.

일부 보수 해설가들의 주장처럼 크리스마스가 궁지에 몰리고 있다고는 생각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지만 새로운 연구결과는 미국인들의 태도가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몇 주 동안 1,503명 성인과의 인터뷰를 근거로 작성된 퓨 서베이에 의하면 여전히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크리스마스를 명절로 지키고 있으나 과거보다는 종교적 요소가 감소되었으며 그 같은 변화에 대해 우려 등 관심을 갖는 사람은 드물었다.

미국 내의 다른 많은 분야처럼 이번 서베이 결과에서도 정당에 따른 양극화는 강하게 드러났다. 공화당 응답자들은 (크리스마스의) 종교적 측면을, 민주당 응답자들은 세속적인 명절을 각각 더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데이터는 몇 년 동안 계속되어온 논쟁- 미국의 크리스마스는 기독교를 존중하는가, 진보주의에 의해 약화 되었는가-의 핵심 이슈인 ‘크리스마스는 위기에 처했는가, 아닌가’에 대한 결론엔 별 도움이 안 될 듯하다.

 

■누가, 어떻게 축하하나

미국인의 90%가 크리스마스를 어떤 형태로든지 지킨다. 퓨 서베이가 시작된 2013년 이후 거의 변하지 않은 수치다.

56%는 크리스마스의 종교적 요소가 과거보다 약화되었다고 믿지만 그 같은 경향에 ‘상당히’ 혹은 ‘어느 정도’ 걱정한다는 응답자는 32%에 불과했다.

금년 조사에선 미국인의 55%가 크리스마스를 종교적 명절로 지킨다고 답했는데 46%는 크리스마스는 ‘종교적 할러데이’라고 9%는 ‘종교적·문화적 할러데이’라고 답했다. 문화적 할러데이라는 응답은 33%였다.

4년 전 조사에선 59%가 종교적 명절로, 그중 51%는 순전히 종교적으로 7%는 종교적이면서 문화적 명절로 지킨다고 답했으며 문화적 명절이라는 답은 32%였다.

태도의 변화는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의 계획에서도 나타났다. 2013년엔 86%가 크리스마스이브나 크리스마스 데이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지내며 54%가 예배에 참석할 것이라고 답했었다. 금년엔 가족이나 친구 등과 지내겠다는 사람이 82%로, 예배 등 종교의식 참석 계획이 51%로 감소했다.

 

■성경 이야기 

이번 서베이에서 나타난 신학적 관점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성경 이야기가 역사적 사건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감소일 것이다.

서베이는 성경의 크리스마스 스토리 중 다음의 4가지 요소에 대해 응답자들이 믿는지를 물었다 : 천사가 예수의 탄생을 미리 알렸다, 예수의 동정녀 출생, 동방박사 세 사람이 별의 인도로 아기 예수를 찾아 왔다, 아기 예수는 말구유에 놓여 있었다.

이 4가지를 모두 믿는다는 응답자는 2014년의 65%에서 금년엔 57%로 줄어들었다. 두 가지 이유로 추정된다고 조사자들은 말한다. 하나는 무신론자들과 특정 종교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들이 전보다 훨씬 더 예수 탄생의 이야기를 믿지 않기 때문이며, 또 하나는 “성경에 포함된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믿는 기독교인들의 비율이 5%라는 ‘심각한 감소’를 보였기 때문이다.

 

■메리 크리스마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캠페인 중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말이 “해피 할러데이” 같은 인사와 스타벅스 같은 기업들의 (종교적 색채 배제한) 디자인 선택 등 ‘정치적으로 올바른 대안’에 의해 공공생활에서 쫓겨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메리 크리스마스”를 정치 슬로건으로 만들었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는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이번 서베이 결과에 의하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이 논쟁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52%가 사람들이나 기업이 어떤 인사말을 쓰든지 상관없다고 답했고 32%만이 ‘메리 크리스마스’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 응답도 정당에 따라 갈렸다. 공화당 응답자에선 약 절반이, 민주당에선 19%만이 ‘메리 크리스마스’를 선호했다. 61%의 민주당 응답자는 어떤 인사말도 상관없다는데 비해 공화당 응답자는 38%만 그렇게 답했다.

 

■할러데이 장식

예수 탄생 장면 같은 종교적 장식을 타운홀이나 공립학교 등의 공공장소에 설치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세속적인 경향으로 기울고 있다. 

미시민자유연합(ACLU) 등의 단체들은 정교분리 원칙에 대한 위반이라면서 이런 장식을 반대한다. 

미국인의 3분의 2는 그런 장식에 별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유대교의 전통 촛대인 ‘메노라’ 같은 다른 종교의 상징물 없이 기독교만의 장식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응답자는 2013년의 44%에서 7포인트가 줄어 금년엔 37%로 집계되었다. 

같은 기간 공공장소의 종교적 장식 설치를 반대하는 응답자는 2013년 20%에서 26%로 늘어났다. 

 

 

“메리 크리스마스”냐 “해피 할러데이”냐
“메리 크리스마스”냐 “해피 할러데이”냐

지난달 백악관 앞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 부부. 트럼프는 지난해 유세 중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거리낌 없이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짐 로 스칼조/뉴욕타임스-본보특약>

 

“메리 크리스마스”냐 “해피 할러데이”냐
“메리 크리스마스”냐 “해피 할러데이”냐

 

펜실베이니아 주 프랙빌의 한 크리스마스 행사에서 켈리 후에르타가 아들 마이클과 함께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재클린 도머/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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