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70여가지 무리한 반이민 요구에
민주,연방정부 폐쇄불사 ‘강 대 강’ 대치
불체청소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 수혜자, 이른바 ‘드리머’ 구제안을 마련하기 위한 이민 빅딜이 무산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드리머들에게 합법신분을 부여하는 대가로 이민단속 강화방안과 합법이민 축소 등 무려 70개에 달하는 조건을 요구하고 나서자, 민주당 지도부가 연방정부 폐쇄 카드까지 꺼내들며 배수진을 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양 진영의 이 같은 ‘강 대 강’ 대치로 인해 자칫 70만명에 달하는 DACA 수혜자들의 희망이 꺾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민주당 연방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조건없는 DACA 수혜자 보호 법안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연방정부 지출법안 표결에 협조하지 않는 방안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리머 구제 법안 성사를 위해 연방정부 폐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현재 연방정부는 오는 12월8일까지 유효한 임시 지출 예산만이 승인돼 운영되고 있는 상태로, 만약 2018회계연도 연방 지출 예산안이 이 기한 내에 통과되지 않을 경우 폐쇄를 면할 수 없게 된다.
연방상원과 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연방 예산안 통과를 위해서는 민주당의 찬성이 필요한 만큼 이를 볼모로 ‘정부폐쇄 ’카드를 꺼내들고 반격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민주당의 반응에 대해 백악관측은 “이번 협상조건 제시는 행동을 취하는 단계라기보다 민주당과 협상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발 물러선 형국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70가지 이민원칙들을 절대적인 요구사항으로 계속해서 고수할 경우 이민 빅딜은 결국 물 건너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이렇게 되면 내년 3월5일이후 추방유예 기한이 만료되는 DACA 수혜 드리머들은 연쇄적으로 추방위기에 내몰릴 것이란 게 이민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