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참극을 벌인 범인 스티븐 패덕(64)은 평소 동거녀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도록 비밀을 유지한 채 사건 발생 수일 전부터 라스베가스에 머물며 범행을 준비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라스베가스 경찰과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 당국은 패덕이 라스베가스의 다른 호텔에 머물다 지난달 28일 맨덜레이베이 호텔로 옮겼다며 그가 자신의 차량 내에 폭발물을 숨긴 채 호텔 방에서 나흘간 치밀한 범행 준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호텔방 출입문에 ‘방해하지 말 것’(Do Not Disturb)이라는 표시를 내걸어 호텔 청소부 등 직원들의 출입을 막는 방법으로 방 안에 20정 이상의 총기를 숨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기난사 당시 호텔 경비원들이 방에 접근하자 호텔 복도를 향해서도 총기를 난사해 경비원에게도 부상을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패덕은 또 사건 2주일 전 동거녀인 마리루 댄리(62)에게 값싼 항공권을 사주며 외국으로 내보낸 것으로 나타나 범행을 위해 동거녀를 멀리 보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댄리는 지난 3일 밤 LA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귀국해 4일 FBI의 조사를 받았으며, 조사 과정에서 “패덕이 어떤 것도 내게 말하지 않았고,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을 내가 알 수 있을 만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그녀의 변호사가 밝혔다.
댄리는 패덕이 자신을 외국으로 보낸 것과 관련 “나와 헤어지기 위해 그랬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악의 총기난사 현장인 라스베가스 맨덜레이베이 호텔 인근에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촛불과 꽃들이 놓여 있는 가운데 한 남성이 한쪽 무릎을 꿇고 추모 기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