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회장 "총연 갈등은 태생적 한계"일갈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가 계속되는 분규로 제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150여 개가 넘는 미국 한인회를 대표한다고 내세우지만 회장 선거를 놓고 벌써 몇 년째 갈등이 지속돼 유명무실합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한인 100만 명이 사는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장 로라 전(한국명 전수연·58∙사진) 씨의 말에는 거침이 없었다.
그는 28일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누구 편을 들어도 공격을 받는 상황이기에 오히려 더 편하게 얘기할 수 있다"며 "미주총연은 국내외에서 터져 나오는 불만과 충고의 목소리에 자극을 받고 반성해야 하며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주총연은 25대 선거 때부터 27대까지 이정순 대 김재권, 김재권 대 박균희 후보 간 치열한 다툼을 벌였고, 소송전도 불사하는 등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은 분규 단체를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가시키지 않은 것은 물론 대표단체로 인정하지 않는다. 27일부터 서울 잠실의 롯데 호텔에서 열리는 '2017 세계한인회장대회'에도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대신 재외동포재단은 198개국 740만 명의 재외동포 가운데 재미동포가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점을 내세워 올해는 미국 몫으로 LA와 뉴욕 한인회장을 운영위원으로 공식 초청했다. 두 회장이 사실상 미국을 대표한 것이다.
전 회장은 미주총연의 갈등을 태생적인 한계로 보고 있다. 유럽한인총연합회 등 다른 대륙처럼 현직 한인회장들을 중심으로 단체가 꾸려지고 운영돼야 하는데 미주총연은 전직 회장들이 주요 멤버여서 친목단체처럼 변질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주총연도 현직 한인회장들이 주도해 나가는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산 출신인 그는 1980년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했고, 버클리대를 졸업한 뒤 보좌관을 지내고 한인회 이사, 수석부회장을 거쳐 회장 자리에 올랐다. 한국문화유산재단 회장과 비영리 단체 한인건강정보센터 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