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극우단체 전방위 압박
시의회 최종 승인절차 전격 보류
한인 고교생들이 주축이 돼 추진해 오던 뉴저지 포트리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건립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극우단체들이 최근 본격 포트리 시의회를 상대로 방해 활동을 시작했는가 하면 일본 정부는 포트리시장과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는 등 전방위적 압박이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7일 열린 포트리 시의회 월례회의에는 일본의 극우단체 ‘나데시코 액션’과 뉴욕 및 뉴저지 일본계학부모 단체인 ‘해바라기 저팬’ 회원 15여명이 참석해 기림비 건립 사업에 반대의사를 밝히며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방해 때문에 이날 진행될 예정됐던 포트리 시의회의 위안부 건립에 대한 최종 승인절차가 전격 보류되며 일정이 추후로 연기됐다.
일본인 여성단체인 나데시코 액션은 웹사이트(nadesiko-action.org)를 통해 포트리는 물론 미 전국에 추진 중인 위안부 기림비와 소녀상 상황 등을 상세히 홍보하면서 건립 반대 운동을 체계적으로 펼쳐오고 있는 대표적인 극우단체이다. 이들 회원은 이날 “포트리 학군내 재학 중인 일본계 학생들이 기림비로 인해 왕따를 당할 수 있어 교육 측면에서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버겐카운티 청사와 팰리세이즈팍 등 인근 타운에 이미 기림비가 건립돼 있는데도, 포트리에 주민 세금으로 또 기림비를 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며 기림비 건립 반대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 포트리 위안부 건립 사업에 대한 방해 공작에는 일본 정부의 개입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포트리 시정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마크 소콜리치 포트리 시장측과의 접촉을 통해 위안부 기림비 관련 미팅을 갖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주 중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하는 ‘제72차 유엔 총회’에 참석차 방문하는 일본 정부 관계자와 소콜리치 시장이 회동을 갖게 될 것이란 게 시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포트리 타운의회는 이날 확정하지 못한 위안부 기림비 건립 승인안을 내달 5일 열리는 월례회의에서 최종 마무리를 짓는다는 계획이지만 일본 극우단체들과 일본정부의 또 다른 방해 공작에 따라 변경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림비 건립을 주도하고 있는 고교생 단체 ‘유스 카운슬 오브 포트리’(YCFL) 조셉 홍 군 등도 “위안부 기림비로 인해 일본계 학생들이 왕따를 당할 수 있다는 주장은 억측”이라면서 “오히려 잘못된 역사를 올바르게 알려주는 것이 일본계 학생에게도 더 교육적”이라며 위안부 건립은 예정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포트리 시정부도 위안부 건립에 긍정적으로 일본극우단체와 정부의 방해 공작이 큰 변수는 되지 못할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소콜리치 포트리 시장은 “기림비는 한국과 일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과 필리핀 등지에서 위안부로 강제 동원된 여성들의 참혹했던 현실이 재발하지 않도록 후세에 알리는데 목적이 있다”며 일본 극우단체의 반대 의견에 강하게 반박했다.
<금홍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