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등 이민자 다수 거주 뉴욕 퀸즈 아파트
남부연합기·나치문양·욱일승천기 등 도배
버지니아 샬러츠빌 유혈사태로 인종주의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한인 등 이민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퀸즈의 한 아파트 로비가 온통 남부연합기, 히틀러와 나치문양, 미총기협회 문구 등으로 뒤덮여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이같은 인종혐오적인 메시지가 담긴 장식물로 인해 공포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니사이드 39플레이스 선상에 위치한 이 아파트(47-55 39Pl) 입구에는 1·2차 세계대전 때 징병 포스터의 상징인물로 등장했던 ‘엉클 샘‘ 동상이 세워져 있는가 하면 로비 벽에는 2차 세계대전 전범국가인 독일의 히틀러와 나치문양, 이태리의 무솔리니, 일본의 도조 히데키와 욱일승천기 등으로 도배돼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포스터, 전국총기협회 관련 포스터 등도 로비 벽 곳곳을 빼곡히 가득 채우고 있으며, 비상계단과 건물 외곽 꼭대기에는 성조기 등이 내걸려 있다.
이 같은 인종혐오적 메시지가 담긴 장식들이 설치된 것은 프로퍼티 매니저이자 콘도 이사인 닐 밀라노 소행으로 세입자들은 이로 인한 위협과 괴롭힘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밀라노는 아파트 곳곳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입주자들을 감시하는가 하면 변칙적인 벌금을 부과해 입주자들의 높은 반발을 사고 있다.
이와관련 밴 브래머 뉴욕시의원과 콘도 입주자 등은 23일 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로퍼티 매니저에 대한 인종차별 조사를 촉구했다. 브래머 의원은 “밀라노는 증오와 인종차별적 메시지가 담겨있는 포스터 등을 부착해 아파트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며 “뉴욕시경과 뉴욕주검찰에 프로퍼티 매니저와 이사의 수사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입주민 중 한 명인 린 칼바카는 “입주자 모두 두려워하고 있다”며 “보복을 당할까 이의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밀라노의 변호를 맡고 있는 제이콥 로퍼는 “콘도 아파트의 장식품들은 이사회의 승인을 거친 것”이라며 “만약 불만이 있다면 이사로 출마해 바꾸면 된다”고 주장했다. <서승재 기자>
한인 밀집지역인 퀸즈 서니사이드의 한 콘도에 프로퍼티 매니저가 제작한 포스터가 로비를 가득 메우고 있다. 포스터에는 인종 간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이미지와 내용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