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에서 등이 아프다고 해서 오는 환자를 때때로 보곤 한다. 등이라 함은 목과 허리의 중간에 있는 흉추에 문제가 있는 걸로 생각 하기 쉽지만 꼭 그런 것 만은 아니다. 흉추와 갈비뼈가 감싸고 있는 여러 내장기관들의 문제로 인하여서도 등으로의 통증이 생기는 것을 임상에서 심심치 않게 필자는 보곤 한다.
필자가 경험한 환자를 예로 보자. 45세 남성 환자가 필자의 클리닉을 찾은 것은 정원에서 나뭇잎을 치운후 시작된 등에서의 통증 때문이었다. 사실 등에서 시작되는 통증은 목이나 허리 통증 보다 드물기도 하거니와 다른 여러가지 내과적 질환의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상당히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병력 청취와 이학적 검사상 별다른 소견이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다만 등 근육에 앞통점이 발견되는등 “근막통증 증후군”(Myofascial pain syndrome) 을 시사하는 소견들이 보였다. 근막통증 증후군이란 비교적 흔한 질환 중의 하나로 쉽게 말하면 근육이 뭉쳐서 풀리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이렇게 뭉친 부위를 방아쇠점(Trigger point)라고 부르는데 이 부분을 누를때 통증이 유발(trigger)된다고 이런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많은 경우에는 마사지나 온찜질, 근육이완제 등으로 쉽게 교정이 되나 잘못된 자세를 오래 유지하거나 반복된 작업을 할 경우에는 근육이 미쳐 완전히 풀어질 기회를 놓치게 되고 계속 뭉쳐있게 되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만성화된 방아쇠점은 단지 맛사지나 물리치료만으로는 풀어주기가 무척 힘들며 많은 환자들이 몇번의 치료를 받더라도 다시 활동과 더불어 쉽사리 통증이 재발 되기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급성기를 지난 만성화된 근막통증 증후군의 알려진 치료중 의학적으로 인정된 가장 확실한 치료 방법은 “방아쇠점 주사” (Trigger point injection) 이나 지압 치료 등이 있으며 환자는 일단 방아쇠점이 해소 된 뒤에도 재발을 막기 위해 자세 교정이나 근육 스트레칭 등 물리 치료를 받을 것이 권유 된다. 방아쇠점 주사는 소량의 국소 마취제를 방아쇠점이 생긴 근육 부분에 주사하여 근육이 뭉친것을 풀어 주는 치료법인데 대부분의 경우에 즉각적인 통증 회복이 보인다. 지압치료는 특수 하게 제작된 지압 도구를 이용하여 스스로 방아쇠점을 찾아서 지압을 하는 것인데 제대로만 꾸준히 시행만 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방아쇠점의 위치등에 따라서 환자가 혼자 제대로 시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인 사실이다. 그 외에도 진통소염제나 근육이완제르 같이 쓸 수 있지만, 많은 경우에는 한가지 치료법만으로 만족 스런 결과를 얻기 힘드고 주사치료, 물리치료등을 병행하는 것이 권유 된다.
상기 환자의 경우에는 방아쇠점주사로 통증이 조절된 후에 물리 치료를 받아 상당한 통증의 경감을 이룰 수 있었다. 위와 같이 비록 주사나 약물 치료로 즉각적인 통증이 조절 된다하더라도 재발을 막기 위해 자세교정이나 스트레칭이 권유되며 비록 물리 치료를 받더라도 환자 스스로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장기간에 걸친 통증 완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회에서는 다른 원인으로 생기는 등의 통증에 대해 알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