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널드 트럼프의 깜짝 대통령 당선보다 더 뜻밖인 것이 주식 시장의 반응이다. 대통령 선거전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 치울 것이라고 한결 같이 예측했다. 일부 비관론자는 주가가 50%나 폭락할 것이라는 저주까지 퍼붓기도 했다.
그러나 선거 직후 모두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주가는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이른바 ‘트럼프 효과’ 덕분에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약 10%이상 상승 행진을 기록 중이다.
트럼프가 대선 기간 내내 내건 인프라스트럭처 건설 확대, 방위비 지출, 기업 대상 세금 감면, 규제 완화, 세제 개혁 공약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주가 상승에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주식 시장이 이상 조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주가가 약 2% 정도 빠지기 시작했다. 가장 큰 대선 공약이었던 오바마케어를 대체하기 위한 대체 법안 추진이 불투명해지면서 다른 경제 공약 이행 가능성까지 의심을 받기 시작하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머니 매거진이 투자은행 펀드 매니저들에 트럼프 대통령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지넷 바잘리아(‘페트로스’ 유산 및 은퇴 계획 대표-트럼프 투표): C+
평가를 내릴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C+의 성적을 주고 싶다. 트럼프 행정부가 직전 오바마 행정부가 이뤄낸 경제 회복세의 바통을 넘겨받았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취임 100일동안 트럼프 행정부에 의한 이렇다 할 회복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소비자들의 신뢰감을 높여 지출이 늘어난 점은 주식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나 같은 기업인들이 기다리고 있는 법인세 인하 정책이나 의료보험개혁법안 등이 아직 시행되고 있지 않고 있는 점이 아쉽다.
▦에릭 헛친슨(유나이티드 캐피털 파이낸셜 어드바이저 대표 디렉터- 트럼프 투표): B+
대선 공약을 이행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에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대선 직후 금융 시장이 우호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오바마케어 개혁이 현재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이 여전히 활황세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을 포함, 많은 내각 각료들 중 경험이 풍부한 전문 정치인이 드문 것이 과거 행정부가 다른 점이다.
사업 분야에서 성공을 이뤄낸 기업인 출신이 많아 과거 정치인들과 조금 다른 방향의 정책을 제시하고 있어 기존 정치인들과 불협 화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정치를 시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알렉스 머크(머크 펀드 매니저): D
기업들에게 ‘위협’적인 방식으로 투자를 유치해 고용을 창출하려는 것은 역풍을 불러올 수 있는 발상이다.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폭넓은 정책 방행을 제시하지 않고 트위터를 통해 기업의 의사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결과를 낳는다. 트럼프의 이민 정책에는 낙제 점수인 F를 주고 싶다. 기업인의 입장에서 보면 전세계 유능한 인재들을 유치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기 위한 관건이다.
반이민 정책으로 유능한 인재들의 사생활침해가 우려되면 경제 회복에 필요한 인재를 경쟁 국가로 쫓아내는 행위와 다름 없다. 방위비 지출 정책과 관련해서는 경제 회복에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일단 C 성적을 부여하지만 자칫 정부 예산 적자를 불러올 수 있기때문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브렌트 M.윌시(윌시 자산관리 대표): B
논란스런 발언으로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경제 성장을 위한 정책에 노력중인 점은 높이 살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이유는 규제 완화와 법인세 인하 정책때문이다. 법인세 인하가 실시되면 기업들의 자본금에 여유가 생겨 재투자 및 고용 확대가 가능해지고 결국 경제 회복으로 이어진다. 트럼프의 경제인을 만나려는 행보도 소규모 기업인들의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준 최 객원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경제 성장에 대한 강의 의지는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는 점이 아쉽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