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빚 남았는데 이자율도 올라…2010년 이후 4% 감소
올해 초만해도 활발했던 젊은층의 주택 구입 활동이 봄철 성수기가 시작되면서 다시 감소하고 있다. 구입 능력이 비교적 높은 재구입자들이 주택 구입 활동에 가세하면서 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자율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젊은층의 대출 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도 젊은층의 주택 구입을 가로 막고 있다. CNN 머니가 주택 시장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 현실을 분석했다.
재구입자와의 경쟁에서 뒤져
주택시장이 봄철 성수기에 접어들었지만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입은 한층 더 어려워졌다고 CNN머니가 최근 보도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고 실제로 주택 구입 활동에 나서는 밀레니얼 세대도 급증했지만 매물 부족에 따른 치열한 구입 경쟁에 부딪혀 내집 장만은 오히려 더욱 힘들어졌다.
모기지 시장 조사기관 엘리메이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주택 구입 목적의 전체 모기지 대출 발급 건수 중 밀레니얼 세대에게 발급된 대출 비율은 약 45%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1월의 약 42%보다 더 높아진 수치로 밀레니얼 세대에 의한 주택 구입이 많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주택 거래가 활발해지는 봄철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입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매물 부족 사태는 더욱 심화되고 재구입자들까지 주택 구입 활동에 가세하면서 밀레니얼 세대 구입자들이 설자리가 점점 줄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리얼터 닷컴’의 하비어 비바스 매니저는 “밀레니얼 세대는 대부분 생애첫 주택 구입자들”이라며 “상대적으로 높은 구입 능력과 구입 경험을 지닌 재구입자들과의 경쟁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CNN 머니와의 인터뷰에서 분석했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질로우 닷컴’에 따르면 지난 2월 주택 시장에 나온 매물 재고는 1년 전에 비해 약 3% 낮은 수준인 반면 가격은 같은 기간 약 7%나 올랐다.
젊은층 주택 소유율 곤두박질
젊은층의 주택 구입에 대한 열망은 뜨겁지만 주택 시장 현실은 젊은층의 열망을 외면하고 있다. 수년째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주택 구입 여건 탓에 젊은층의 주택 소유율은 거의 바닥 수준이다. 연방센서스국의 통계에 따르면 2016년 35세미만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소유율은 약 35%로 2010년 이후 약 4% 가량 더 떨어졌다.
연령대가 조금 더 낮은 18~24세 젊은층 중 여전히 부모 집에 얹혀사는 비율은 100년래 최고로 젊은층이 주택 시장 진입 장벽이 매우 높아졌음을 실감케 했다.
젊은층이 내집 장만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생활비와 물가는 끊임없이 오르고 있는 반면 소득 증가 속도가 더뎌 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금 마련 기간이 예전보다 지연되고 있다.
또 학자금 융자 상환 압박을 받는 젊은층이 대다수인데다 최근에는 모기지 이자율마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젊은층의 내집 장만이 점차 힘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 ‘양날의 검’이 된 학자금 융자
최근 조사에서 대졸자중 약 41%가 주택 구입 시기를 미뤄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구입 시기 연기의 가장 큰 이유는 학자금 상환에 대한 부담때문이라고 응답자들은 입을 모았다. 학자금 융자 정보 업체 ‘스튜던트 론 히어로’(Student Loan Hero)의 조사에 따르면 2016년 대졸자들이 졸업장과 함께 받아든 학자금 융자 상환액은 약 3만7,172달러로 나타났다.
지난 수년간 대학 등록금 인상 속도가 인플레이션율을 앞지르면서 대졸자들의 학자금 융자 상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학자금 융자는 대학 졸업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받아야 하는 융자지만 대학 졸업 후에는 첫주택 장만을 가로 막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첫직장을 갖고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는 내집 장만이 필수다. 장기적으로 주택 구입은 가계 재정을 안전하게 유지하게 해주는 지름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부분 밀레니얼 세대는 학자금 융자 상환 부담으로 인해 결혼 및 자녀 출산 등의 계획까지 미뤄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있다.
이자율 상승으로 대출 능력 감소
지난해 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 금리를 인상했을 때 인상폭은 높은 편이 아니었다. 인상폭은 약 0.25% 포인트로 시장에 미치는 충격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기준 금리 인상에 소리 없이 신음하는 세대가 있었는데 바로 밀레니얼 세대다.
신용평가기관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에 따르면 당시 기준 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밀레니얼 세대 주택 구입자들의 ‘대출 능력’(Mortgage Capacity)은 9%나 떨어졌다.
대출 능력은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대출 은행들은 대출액과 대출 승인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검토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지난해 12월 기준금리 인상 전 약 12만달러를 대출받을 수 있었지만 인상 뒤인 1월 대출 가능 금액이 약 10만9,000달러로 감소했다.
12만달러는 35세미만 대출자의 중간 모기지 대출 금액인데 지난달 기준 금리가 한차례 더 인상되 점을 감안하면 밀레니얼 세대의 대출 능력이 더 떨어져 주택 구입이 더욱 힘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집 사려면 크레딧 점수부터 올려라
내집 장만에 대한 열망이 있다면 주변 상황만 탓할 수만은 없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20대에 첫 주택 장만에 성공하는 사례를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접근해야 할 항목은 크레딧 점수다. 크레딧 점수가 높을수록 대출 승인률도 높아지고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학자금 융자가 주택 구입을 가로 막는 장벽이지만 크레딧 점수를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학자금 융자를 정해진 기한 내 꼬박 꼬박 납부해가는 한편 크레딧카드 사용액은 평균 30%가 넘지 않도록 관리해야 단시간 내에 크레딧 점수를 끌어 올릴 수 있다.
주택을 구입하려면 적지 않은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월급중 저축 비율을 최대한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준 최 객원기자>
매물 부족, 구입 경쟁 심화 등의 이유로 젊은층의 주택 구입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