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3사 비롯 우후죽순 12개
덤핑광고 출혈경쟁에 내용은 뒷전
한 프로그램 끝까지 보기 힘들어
인기 있는 프로그램 한편을 시청하려면 10분이 넘는 광고를 2차례씩이나 봐야 하는 경우도 있어 인내심 없는 시청자는 디지털 TV 채널에서 한국 프로그램을 끝까지 보는 것이 쉽지 않다.
몇 년 전만 해도 KBS, MBC, SBS 등 공중파 3사가 독점하던 LA의 방송 시장은 이제 MBN), 채널 A, TV 조선 등 한국 종편 3사까지 가세하면서 이제 TV에 실내 안테나만 달아도 케이블이나 위성방송 가입 없이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한국 방송 디지털 TV채널만 12개에 달할 정도.
한국 방송 채널이 우후죽순 늘면서 생겨난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갈수록 길어지고 있는 광고시간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최근 12개 한인 방송채널들이 한정된 한인 광고시장을 놓고 벌이고 있는 광고 쟁탈전은 거의 생존경쟁에 가깝다.
30초짜리 광고 1스팟 당 5달러짜리 광고가 등장할 만큼 덤핑 광고 수주도 비일비재하다.
KBS, MBC 등 지상파 3사가 독점하던 시절과 비교해 규모가 그대로 인 한인 방송광고시장을 놓고 12개 채널이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어 싸구려 광고가 일상화됐고, 이를 메우려다 보니 광고시간을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인 방송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방송사 간부 A씨는 “30초짜리 광고단가는 통상 100~150달러가 통상적이지만 지금 어떤 방송사도 이 가격에 광고를 수주하기 힘들다”며 “광고 단가가 최근 20달러까지 떨어졌고, 장기 계약인 경우, 스팟당 5달러짜리 광고도 있다”고 털어놨다. <3면에 계속·김상목 기자>
A씨는 “사정이 이렇다보니 인기 프로그램은 광고가 최장 20분까지 편성되기도 한다. 한인들의 불만을 이해하지만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막말이나 선정적인 내용으로 한국서는 제재를 받은 프로그램들이 여과 없이 방송되는 경우가 많아져 자녀들의 한국 TV 시청을 가로막는 부모들도 있다.
한인 강모씨는 “막말이나 선정적인 장면이 많아 아이들은 보지 못하게 한다. 미국 방송들보다 더 수위가 높은 프로그램들도 있다”고 말했다.
한인 사회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한인 방송채널 12개는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지나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A씨는 “지상파 3사는 비교적 여력이 있겠지만 종편 3사를 포함해 다른 방송채널들은 수익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되면 문 닫는 방송사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관계특집 위클리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