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공립도서관·동물원·뉴욕필·NBA 등
타 아시안 무시한 처사...2세 정체성 혼란 야기
뉴욕과 뉴저지 일원의 상당수 공공기관과 유력 단체들이 여전히 ‘설날’(Lunar New Year)을 ‘중국 설날’(Chinese New Year)로 표기하고 있어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동물원과 만모스카운티 공립 도서관, 뉴브런스윅 공립도서관, 웨스트오렌지 공립도서관, 노스 에디슨 공립 도서관 등 다수의 뉴저지 공공기관들은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설날 축하 이벤트를 홍보하면서 행사 일정란에 설날을 중국 설날로 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인들은 “오래전부터 대부분의 미국 정부기관들이 공식적인 설날 표기를 ‘설날’(Lunar New Year)로 하고 있는데 아무리 뉴저지 지방정부 기관이라도 아직까지 중국 설날 운운하는 것은 한국과 타민족 등 설날을 쇠는 다른 민족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비난했다.
미프로농구협회(NBA)도 작년에 이어 아직까지 웹사이트에서 ‘중국설날을 축하하는 NBA 스타들 커리, 데이비스, 린)’(NBA stars Curry, Davis, Harden, Lin highlight league Chinese NewYear celebration)이라는 제목으로 설날 기념 이벤트를 홍보하고 있다.
아울러 NBA는 설날을 맞아 오는 27일 브루클린 네츠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경기를 시작으로 중국설날 기념 특별 유니폼을 입고 게임을 치를 예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NBA는 ‘중국 설날 기념’(Chinese New Year Gear)이라는 영어 제목과 중국어를 병기해 스포츠 물품도 팔고 있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도 설날 이벤트를 마련하면서 올해로 벌써 3년째 ‘중국 설날’로 잘못 표기해 한인을 비롯한 다른 아시안들에게 불쾌감을 안겨주고 있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는 지난 2015년부터 미국 사회에서 잘못 알려진 ‘중국설날(Chinese New Year)’을 ‘설날(Lunar New Year)’로 바로 알리는 ‘노! 중국설날!, 예스! 설날!(No! Chinese New Year, Yes! Lunar New Year!)’ 캠페인을 해오고 있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 관계자는 “미주 한인사회와 다른 아시아 커뮤니티의 자녀들에게 정체성 혼란을 주는 등 교육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있는 만큼 한인사회 차원에서 강력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이경하 기자>
뉴욕필하모닉의 홈페이지에 설날(Lunar New Year)을 중국설날(Chinese New Year)로 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오른쪽 위, 아래 사진은 각각 웨스트오렌지 공립도서관, NBA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