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은 새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말부터 이미 서서히 변화의 움직임을 시작했다. 수년간 루머처럼 떠돌던 이자율 상승이 시작되면서 바이어들의 움직임도 빨라진 것. 이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 금리 인상을 실시하고 올해 약 3차례 정도 추가 인상을 실시할 예정으로 주택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너선 스모크‘리얼터 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모기지 이자율이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라며“이자율이 오는 3월까지는 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 커 올해 주택 구입 계획이 있다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라고 전망했다. 올해는 과연 어떤 일들이 주택 시장에서 벌어질까? US 뉴스 앤 월드리포트가 올해 주택 시장을 전망했다.
■ 집값 상승 둔화
모기지 이자율 상승이 이미 시작됐고 추가 상승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자율이 오르면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이 집값 동향이다. 온라인부동산업체 리얼터 닷컴은 올해 이자율이 약 4.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중이다. 주택 시장 침체전인 불과 10여년 전 이자율 수준과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주택 가격 상승세에 얼마든지 제동을 걸 수 있는 수준이다.
현재까지 이자율과 주택 가격이 동반 상승 중으로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주택구입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주택구입 비용이 증가하면 집을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 구입 수요가 비자발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
주택구입 수요 감소가 현실로 나타나면 주택 가격을 스스로 내리는 셀러들이 늘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결국 주택 가격 하락 현상이 발생하는데 리얼터 닷컴은 올해 주택 가격 상승률이 약 3.9%로 지난 해(약 4.9%)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주택구입 대기 수요자는 여전히 많기 때문에 주택 가격이 일정 수준까지 하락하면 다시 구입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넷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의 넬라 리처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자율이 오르더라도 주택 구입 수요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샌프란시스코, 뉴욕처럼 고가 주택 시장만 이자율 상승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밀레니얼 세대 ‘올해도 부탁해’
지난 3년간 밀레니얼 세대 덕분에 주택 시장 회복세가 유지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도 주택 시장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의지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발표된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 주택 시장 세대별 보고서에 따르면 35세미만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입자 비율은 지난해 전체 구입자 중 약 35%로 2014년(약 32%) 조사 때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입이 이어질 전망으로 취업과 결혼 연령기에 접어든 밀레니엄 세대에 의한 주택 구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다.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입 형태에 몇 가지 특징도 예상된다. 온라인 부동산업체 ‘질로우 닷컴’의 스베냐 구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0%가 넘는 밀레니얼 세대가 온라인을 통해 매물을 검색하고 있다”며 “주목할 점은 구입과 임대용 매물을 동시에 검색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 구입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주택 구입 여건이 불리한 탓에 임대를 함께 고려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상당수라는 설명이다.
또 직전에 주택을 구입한 밀레니얼 세대나 X세대와는 달리 부모의 도움 없이 주택 구입에 나서는 밀레니얼 세대가 올해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리처드슨 이코노미스트는 “부모에게 다운페이먼트 자금 지원을 받아야 할 필요가 줄었다”며 “최근 저 다운페이먼트 융자 프로그램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중서부 지역 주택 구입 증가
밀레니얼 세대의 주요 주택 구입 지역이 주택 가격이 높지 않은 중서부 지역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서부 지역 중에서도 고가 주택 시장이 아닌 중간 가격대 주택 시장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입이 눈에 띄게 증가할 전망이다.
리얼터 닷컴의 분석에 따르면 위스콘신주의 매디슨, 오하이오주의 컬럼버스, 네브래스카주의 오마하 등이 해당 주택 시장이다.
이들 지역은 이미 수년전부터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입이 증가한 지역이다. 주택 가격이 타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지역이다.
미래에 젊은층 바이어들의 가족 규모가 커져 큰 집으로 이사를 가기 위한 주택구입 자금 마련에 적합한 지역이기도 하다.
리얼터 닷컴에 따르면 중서부 지역의 평균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약 10%대로 타주 대비 매우 낮다. 컬럼버스의 중간 주택가격이 약 12만3,600달러, 오마하의 중간 주택가격이 약 14만7,600달러인 점을 감안할 때 2만달러 미만의 다운페이먼트 자금만 마련되면 내집 마련의 꿈이 실현된다.
■ 베이비부머 구입도 증가
올해 노년층의 주택 구입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베이비부머 세대 중 이미 은퇴 연령기에 접어든 세대의 주택 매매가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장기간 주택을 처분하지 못했던 세대다. 주택 처분 시기를 자녀 성장 이후로 잡았다가 갑자기 발생한 주택 시장 침체로 처분 시기가 한차례 더 연장됐다.
주택가격이 이미 상당 폭 회복됐기 때문에 올해부터 주택 처분과 동시에 구입에 나서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급증할 전망이다.
리얼터 닷컴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전체 주택구입 중 베이비부머 세대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율은 약 30%.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올해 전체 주택 구입의 약 65%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 달리 이미 준비된 주택 구입자라고 할 수 있다. 장기 주택 보유에 따른 주택 자산 축적 비율이 높아 주택 구입이 비교적 수월한 세대다.
2010년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65세 이상 주택 보유자의 평균 주택 자산 가치는 약 15만달러로 집계된 바 있다. 이후 주택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현재는 베이비 부머 주택소유주의 주택 자산 가치는 훨씬 높아져 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올해 젊은층을 대표하는 밀레니엄 세대와 노년층 베이비부머 세대의 주택 거래가 활발할 전망이다. <AP>